정대근(鄭大根) 농협중앙회장은 16일 오후(현지시간) 제네바 소재 세계무역기구(WTO) 본부를 방문, 스튜어트 하빈슨 농업협상 특별회의 의장과 만나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과 관련한 400만 한국 농민의 입장을 전달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정 회장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타결 이후 한국농업은 구조조정을 계속해왔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번 DDA 농업협상에서도 한국 농업의 개도국 지위가 당연히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특히 한국 농업은 지난 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도농간 소득격차확대 및 농가교역 조건 악화 등으로 UR협상 타결 전보다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면서"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UR협정 보다도 관세와 보조금의 감축 폭을 2-3배나 높게제시한 하빈슨 의장의 모델리티(modality:세부원칙) 초안은 수용 불가능하다는 것이한국 농민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못박았다. 정 회장은 이어 농산물의 관세와 보조금 감축은 각국의 다양한 농업이 공존할수 있도록 UR방식에 따라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이 DDA 농업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빈슨 의장은 "한국과 같이 농업이 어려운 국가에서 농업개혁이 성공하고 소규모 영세농들에 대해 지원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보조 요건을 완화하는동시에 관세 및 보조금의 감축 폭을 선진국 보다 낮추고 특별품목을 도입하는 등의바탕을 마련하려고 노력했다"고 답변했다고 유병린 농무관은 전했다. 하빈슨 의장은 DDA 협상이 세계 경제의 성장과 발전에 매우 중요하며 이번 협상의 성공을 위해서는 농업분야에서의 진전이 요구된다고 전제한 뒤 특별품목 반영 등개도국 특별대우가 강화된 점을 고려할때 UR 보다는 높은 수준의 개혁을 받아들이는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WTO의 주요 회원국들은 오는 21-2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비공식 소규모 각료회의를 열어 합의시한을 넘겨 교착상태에 빠진 DDA 농업협상 세부원칙에 관한 절충을 모색할 예정이다. WTO는 카이로 소규모 각료회의의 논의결과를 토대로 오는 26일부터 7월1일까지DDA 농업협상 특별회의를 소집, 세부원칙에 관한 본격적인 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