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특별회의를 하루 앞두고 5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3일 서부텍사스중질유(WTI) 6월물은 전일 대비 배럴당 1.30달러(4.8%) 하락한 26.65달러로 마감,지난해 11월2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런던시장에서 브렌트유 6월물도 배럴당 1.20달러(4.7%) 급락한 24.2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현물도 5% 이상 하락했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량이 2억8천6백20만배럴로 6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는 에너지부 발표가 특히 이날 유가하락을 부추겼다. 뉴욕 레프코그룹 에너지분야 애널리스트 마셜 스티브는 "미국의 재고증가는 주요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최대로 늘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원유생산이 예상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를 떨어뜨리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월스트리트저널은 이라크 남부유전지대에서 이번주 이미 원유생산이 재개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이라크 경제제재를 조기에 풀어야 한다는 미국측 입장에 적극 동조하면서 원유수출 또한 상당히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OPEC의 가격결정력에 대한 회의감도 확산되고 있다. 뉴욕 에너지머천트의 리스크 운용 담당 부사장인 에드 실리에르는 "OPEC이 감산을 결정하더라도 유가하락을 막기보다는 급락방어 정도의 효과를 내는데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압둘라 알아티야 OPEC 의장은 24일 OPEC 회원국 특별회의에 앞서 "공급과잉을 감안할 때 원유생산량을 하루 2백만배럴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