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의 정부개혁실장(1급) 자리를 놓고 예산처와 재정경제부 간에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예산처는 김경섭 전 실장이 조달청장으로 승진해 공석이 된 이 자리는 당연히 '우리 몫'이라는 입장이다. 이 자리를 재경부에 내주면 인사 대상인 1급이 한 자리(기획관리실장)만 남아 내부 경합이 너무 치열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박봉흠 장관 입장에서도 부임하자마자 '자리를 내준 장관'이라는 내부 불만을 감수해야 할 처지가 될 수 있다. 재경부는 그러나 산하기관인 조달청장 자리를 예산처에 내준 만큼 정부개혁실장은 재경부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행시 13회인 김진표 경제부총리의 발탁으로 자칫 13∼14회 1급들이 대거 옷을 벗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어 내심 자리 만들기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다. 또 다른 변수는 정부개혁실장 자리가 공모로 채용하는 '개방형' 직위라는 점이다. 공모 과정에서 우수한 인재가 나타난다면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비춰 관료 몫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추진위원회 간사를 맡게 될 요직인 만큼 민간 전문가의 기용 가능성도 있다. 결국 정부개혁실장 자리는 재경부와 예산처의 1급 인사 구도와 맞물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