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중인 미국의 장거리통신업체 월드컴의 새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에 마이클 카펠라스 전 휴렛 패커드 사장(48)이 15일 임명됐다. 그는 현 CEO 존 시즈모어의 뒤를 이어 거액 회계부정스캔들 등으로 만신창이가된 월드컴의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서게 됐다. 다음달 2일 정식 취임하는 카펠라스는 이날 발표문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훌륭한 기회라고 생각하며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사업모델에 다소 흠집이 생겼다고는 해도 월드컴은 지금도 막강한 회사"라며 회사의 운영,윤리,기술 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월드컴이 통신업계의 주도권을 되찾을 만한 자산과 고객 및 인력을 갖추고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이 일을 맡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최우선과제인 신뢰회복을 위해 월드컴을 기업지배구조 및 경영투명성이뛰어난 모범기업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펠라스는 휴렛 패커드가 지난 5월 컴팩을 190억달러에 인수.합병할때 까지 컴팩의 CEO 겸 회장으로 재직했으며 합병회사의 사장으로 있다가 이번주초 사임했다. 카펠라스의 보수 지급조건에는 법원의 승인이 필요하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월드컴 증권사기 고소사건을 맡은 맨해튼 연방지법 제드 래코프 판사는 금명간카펠라스의 보수 조건을 검토한 후 승인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일부 통신업종 애널리스트와 월드컴 관측통들은 통신업계 재직경력이 없다는 점을 카펠라스의 약점으로 꼽고 있다. 카펠라스는 정보기술 분야에 오랜 경력이있지만 직접 통신업계에서 일한 적은 없다. (뉴욕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