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많은 대기업들이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침체기 때 해왔던 감원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내년도 경제에 대해 여전히 상당한 불안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대기업들은 잇따라 추가감원계획을 밝혔다. J.P 모건은 투자은행업무 분야에서 2천200명을 줄일 계획이다. 소프트웨어회사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4천400명을 감원한다. 보잉은 1천200-1천500명의 자리를없앤다. 세계 최대의 광케이블메이커인 코닝 역시 2천200명을 줄인다. 과거와 다른 것은 이들 기업의 대부분이 분기실적은 호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상황 속에 CEO들이 감원을 발표하고 있는 것은 내년 경제에 대한 걱정때문이다. 이들 CEO는 내년의 경제상황을 미리 걱정해 감원을 통한 비용절감을 먼저 해 둠으로써 이익을 높이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미국 대기업들의 임직원들은 실적이 호전됐다고 해서 자신들의 직장내입지에 대해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못된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의 톰 엔지버스 대표이사 회장은 기업이 내년의 경제상황에 신중하게 대처할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우선 조심하고 경비를 줄이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TI는 올해 3.4분기에 1억8천800만달러의 이익을 냈다. 그러나 4.4분기 경기가 좋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 이 회사는 500명을 추가로 감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 감원은 지난해 3월 이래 세번째 시행되는 것이다. TI는 그 때 이후 3천600명을 감원했다. 기업실적을 추적하는 톰슨퍼스트콜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S&P 500 기업의 평균이익신장률은 7%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로 비용절감을 통한 이같은 증가율은 지난 2000년 3.4분기 이래 가장 높은 것이다. 향후 경기의 회복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미국의 많은 기업들은 이익이 증가하는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감원 등의 비용절감방식을 통해 이익을 유지하려는 경영행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