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세기금원호텔 대회의실에서 23일 열린 '한.중 경제협력 투자 프로젝트 2003' 개막식에는 양국 정부 및 기업 관계자 5백여명이 참석, 이번 행사를 계기로 '윈-윈'식 투자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중국에서는 자오난치 정치협상회의 부주석, 징수핑 전국공상련 주석, 인민일보 왕천 총편집인 등 경제계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측에서도 김하중 주중대사와 경제5단체 주요임원, 국민은행 신기섭 부행장, 우리은행 김영석 부행장, 신한은행 김상대 부행장, 증권거래소 김인건 부이사장보 등 금융계 인사, 삼성 현대 LG SK 등 대기업 및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자리를 지켰다. 당초 참석 예정이었던 주룽지 총리, 첸지천 부총리 등 중국의 일부 정부 관계자들은 장쩌민 주석이 지난 22일 미국을 방문한 관계로 축하의 뜻만 전해 왔다. ○…양국 정부 대표들은 정부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축사로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징수핑 부주석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개방과 경제협력을 확대하겠다는게 중국 정부의 일관된 방침"이라며 "중국에 투자하는 모든 기업들에 상당한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천 인민일보 총편집인은 "한.중 양국의 우호관계 발전은 아시아의 평화와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는 양국간 경제협력을 증진시켜 아름다운 미래를 창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하중 주중대사는 "한.중 양국이 경제통상협력의 성과를 바탕으로 전면적인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중국이 기대하는 한국 기업들의 IT투자 및 서부대개발 참여 등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남홍 부회장은 "양국간 통상마찰과 무역분쟁이 야기되는 상황"이라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SK차이나 등은 이날 개막식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가져 중국 기업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진대제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10년간 26억달러를 투자하고 1만여명의 중국인을 현지채용하는 등 중국기업화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이 세계경제를 이끌 중심국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내년 중 쑤저우에 TFT-LCD 생산공장, 항저우에 반도체 디자인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혀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SK차이나 심화섭 부장은 중국어로 기업설명에 나서 친근감을 더했다. 심 부장은 "중국인에 의해 경영하고 중국인 고객을 위한 '중국기업 SK'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중국인들이 최근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정보통신 생명공학 등에 집중 투자해 중국의 일류기업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개막식이 끝난 뒤 이어진 사진촬영 행사에는 한국과 중국 기업인들이 대거 무대 위로 올라서 핵심인사의 뒷자리를 차지, 일시 혼잡을 빚기도 했다. 중국기업인들은 정부관계자와 찍은 사진이 비즈니스에 유리하다며 저마다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광주 소재 건축재료 업체인 금성건재사 심만구 대표는 도포와 갓을 쓰는 등 전통한복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베이징=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