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고쿠(日本航空. JAL)와 니혼(日本)에어시스템(JAS)이 경영통합해 설립하는 공동지주회사 '니혼고쿠시스템'이 10월 2일 출범한다. 세계 6위의 거대 항공사로 거듭나는 니혼고쿠시스템 발족으로 일본 항공업계는 젠니혼구유(全日本空輸. ANA)와 양대 그룹체제로 재편되게 됐다. JAL와 JAS는 국내선에서 젠니쿠에 뒤져왔지만 경영통합을 계기로 하네다(羽田)공항 발착 주요 간선노선의 60%를 차지하게 돼 일거에 입장이 역전됐다. JAL와 JAS연합(JJ)은 경영통합되는 10월부터 선보일 신상품으로 'JJ회수권(6회분)'을 발매한다고 지난 7월 발표했다. 지금까지의 회수권은 다른 항공사의 항공기도 이용할 수 있도록 '엔도스'되는 것이 상식이었지만 JJ회수권은 값이 싼 대신 젠니쿠 항공기는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젠니쿠는 "이용자가 사용하기 어렵게 된다"고 반발했지만 JJ가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젠니쿠는 통상회수권의 가격을 내려야 하는 처지에 몰리게 됐다. '엔도스 거부'는 우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과는 정반대로 지난 96년에는 젠니쿠가 같은 성격의 '엔도스'가 안되는 회수권을 기획했다 JAL의 반대로 포기한 적이 있다. 젠니쿠 간부는 "시장 주도권이 완전히 JJ로 넘어갔다"며 분하다는 표정이다. 양대그룹 체제가 '경쟁제한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며 불안해 하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해 JJ는 ▲보통운임의 10% 인하 ▲할인제도 충실 ▲1개사만 운항하는 노선에 참여 등을 통해 경쟁을 촉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으로 회수권과 같은 형태의 JJ주도의 가격인하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젠니쿠도 '1만엔으로 하루동안 몇번이라도 탈 수 있는' 패키지 상품과 요일별로 다른 운임을 내놓는 등 가격과 서비스의 다양화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양사체제 개편을 반기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도 나오기 시작했다. 젠니쿠가 혼자 1일 1왕복 운항하던 도쿄(東京)-야마가다(山形)선이 11월부터 운항이 중단된다. "JJ에 대항하기 위해 채산이 맞지 않는 노선은 조정할 수밖에 없다"(젠니쿠 고위 간부)는 설명이다. 양대그룹 체제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서는 새로운 항공사가 등장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신규 항공사의 운임할인에 맞서기 위해 대형 항공사가 값을 따라 내리지 못하도록 행정지도하고 있고 양대그룹도 일단 공정위의 지도를 따르고 있지만 가격 재인하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이에 비해 스카이마크 에어라인즈는 2002년 10월기에도 적자를 낼 전망이며 8월에 도쿄-미야자키(宮崎)노선에 참여한 스카이넷트 아시아항공의 9월 탑승률은 56%에그치고 있다. 경영개선을 위해서는 재무기반이 강화돼야 하지만 홋카이도(北海道)국제항공(에어 두) 도산의 영향 등으로 '벤처투자가들은 항공사업 투자에 소극적'(증권사 관계자)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항공시장을 자랑하는 미국은 예외라고 하더라도 유럽에서는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BA), 프랑스의 에어프랑스, 독일의 루프트한자 등 국가별로 '대표선수'가 있다. 일본에는 세계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할 항공사가 없었다. 대표선수 노릇을 했어야 할 니혼고쿠가 90년대 거품기에 손실처리에 쫒겨 투자사이클이 외국에 舟?5년 정도 늦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9.11 동시다발 테러의 영향으로 US에어웨이스가 도산하는 등 세계 항공업계는 동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테러의 영향에서 재빨리 벗어난 일본항공업계가 통합효과로 생긴 투자여력 등을 활용하면 "JJ가 세계시장에서의 위상을 강화할 기회는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지만 스타 얼라이언스 등 세계 항공사 연합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JJ가 앞으로 세계 항공업계의 재편에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