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의 여파로 재정상태가 악화된 일본기업들이 세계적인 명화와 골동품을 내다팔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최신호(6월24일자)에서 보도했다. 일본 석유재벌 이데미추 고산은 지난 2001년 순익이 전년에 비해 70% 격감하는 등 재정상황이 좋지 않자 창업자가족이 70여년간 수집해온 도자기 서화 등 1억1천6백만달러어치의 소장품을 최근 매각했다. 또다른 일본업체는 1980년대 7천8백10만달러란 역대 최고가로 구입했던 르누아르의 '갈레트의 풍차'를 해외기업에 팔았다. 이밖에 일본 대기업들이 소장해온 피카소, 고흐,샤갈 등의 작품 수백점도 미국과 유럽으로 흘러가고 있다. 뉴스위크는 일본기업들이 재정위기에 몰리자 가장 먼저 소장 예술품을 처분하고 있지만 서양의 명품들과 함께 수십년간 어렵게 수집한 자국과 아시아골동품까지 해외로 팔려나가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위크는 "매각대상으로 나온 보물급 예술품을 모두 구입하려면 국가예산이 4배로 늘어나야 한다"는 일본문화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예술품과 골동품의 해외매각을 막기 위해선 일본 경제회복이 유일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