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플랜트업체들이 시공중인 카데레이타와 마데로, 툴라와 살라망카 등 정유시설 현대화 사업의 단계적 완공으로 멕시코가 점차 중질유에서 경질유 산유국으로 바뀌고 있다. 478억배럴의 원유 매장량과 하루평균 313만배럴의 산유량으로 베네수엘라와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 8대 산유국인 멕시코는 노후한 정유시설과 투자미비로 산유국임에도 정제유를 미국에서 수입해왔으나 이들 정제시설의 완공으로 고품질.고가의 정제유를 자체 생산하는 채비를 갖추게 됐다. 멕시코산 마야중질유는 유황성분이 많이 포함돼 있어 중동산 경질유보다 정제비용이 훨씬 비싸 국제원유가가 배럴당 10달러선에 머물 때는 소비국들로부터 외면당하기까지 했다. 그러자 멕시코 국영석유회사(페멕스) 90년대 중반부터 정유시설 현대화 사업을 서둘러 멕시코북부 카데레이타와 중부 멕시코만 연안의 마데로 공장을 SK건설(25억달러)에, 중부 툴라와 살라망카 정유시설 현대화 사업을 삼성엔지니어링(3억달러)에 각각 발주했다. 페멕스는 또 빠르면 올해안에 남부 미나티틀란과 살리나크루스 등에 모두 2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정유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국제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멕시코 석유연구소의 호세 루이스 카노 마야중질유 정제기획국장은 "멕시코산 원유는 마야 중질유와 올메카와 이츠모 경질유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며 "하루 평균 313만배러의 원유생산량 가운데 3분의 2(197만배럴)를 차지하는 것이 마야 중질유지만 카데레이타와 마데로 등 정유시설의 완공으로 멕시코는 유황성분 함유량이 낮은 이츠모와 유사한 경질유 생산체제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유시설 현대화의 목표는 이츠모와 유사한 경질유 생산체제를 갖춰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데 있다"며 "정유시설 현대화 사업이 모두 끝나면 페멕스는 본격적인 경질유 생산체제에 들어가 정제유 수입대체효과와 경질유 수출로 연간 25억달러의 추가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멕시코의 경질유 생산량은 하루평균 120만배럴(이츠모 65만9천배럴, 올메카 47만1천배럴)에 불과한데다 정유시설의 부족으로 수요량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수입해 사용했다. 멕시코 정부의 최대 `젖줄'인 페멕스는 정부 재정의 40%를 충당하고 있으나 정부의 재투자 소홀로 석유시추와 생산, 정유 등이 낙후를 면치 못해왔다. 특히 캐나다와 베네수엘라 등도 중질유 산유국이지만 멕시코에 앞서 탈황설비인 첨단 딜레이드 코우커(Delayed Coker) 공정을 설치해 멕시코를 훨씬 추월했다. 한편 지난 4년동안 멕시코 정유시설 현대화 사업에서 많은 노하우를 쌓은 삼성엔지니어링과 SK건설 등은 페멕스가 연내 발주하는 미나티틀란 정유공장과 레이노사가스정제플랜트, 코아차코알코스 폴리에틸렌 생산공장 등에 입찰할 예정이나 미국과 일본, 이탈리아 등 외국의 유수업체들도 컨소시엄을 구성,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