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폴 오닐 재무장관은 23일 고등학교의 '금융문맹'을 퇴치하기 위해 금융교육국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재무부내에 신설되는 금융교육국은 교육부와 협력,고등학교에 금융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미 재무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고등학생들의 '금융문맹'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3개월간 4천여명의 고등학교 졸업반을 대상으로 금융 및 경제상식 31개 문항에 대해 시험을 치른 결과 평균 점수가 50점에 머물렀다. 이는 낙제점수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AP통신은 분석했다. FRB가 비슷한 유형의 테스트를 실시한 97년엔 평균 점수가 57점이었지만 2000년 52점으로 내려갔고 올해 50점으로 떨어진 것. 특히 이번 테스트 결과 '자신의 신용카드를 훔쳐간 범인이 그 카드로 1천달러어치 물건을 샀다.그 대금은 누가 지불하나'의 질문에 미 고교생 10명중 7명 정도가 '본인이 일절 책임지지 않는다'는 오답을 적어냈다. 신용카드사에 분실신고를 했더라도 50달러까지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정답을 아는 학생은 전체의 8%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기초 금융개념을 가르치는데 학교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며 "튼튼한 수학기초는 학생들이 금융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