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라클은 세계 최대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미국 오라클의 한국 법인으로 1989년 한국 진출 이래 기업들의 정보화를 주도했다. 90년대 중반까지는 주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주는 일을 했고 그 이후에는 e비즈니스 솔루션 공급 사업을 병행했다. 데이터베이스의 경우 약 6천개에 달하는 기업이 오라클 제품을 쓰고 있다. 아직도 한국오라클 매출에서 DB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60~70%나 된다. 거의 1백%였던 초창기에 비하면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다. 물론 DB시장 점유율은 한국 진출이래 줄곧 선두를 지키고 있다. 오라클한테는 바로 이 점이 부담이 되고 있다. e비즈니스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DB업체라고 생각하는 고객이 적지 않은 것이다. 이런 까닭에 한국오라클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관리 제품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DB는 물론 ERP(전사적 자원관리), CRM(고객관계관리) 등 어떤 솔루션이든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해 7월 끝마친 포스코 PI(업무혁신) 프로젝트는 한국오라클로선 중요한 전기가 됐다. 포스코는 PI를 추진하면서 모든 것을 일시에 바꾸는 '빅뱅'을 택했다. 이를 위해 오라클 e비즈니스 솔루션의 모듈을 모두 도입했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결단이었다. 이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가동이후 거의 완벽하게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고 1년 목표를 9개월만에 달성하며 성가를 올리고 있다. 오라클 e비즈니스 제품의 이름은 '오라클 e비즈니스 스위트'. CRM, SCM(공급망관리), ERP 등 e비즈니스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솔루션을 두루 갖추고 있다. 오라클측은 이 제품의 장점으로 유연성과 통합성을 든다. 제품이 유연해 다른 제품과 쉽게 통합된다는 것. 포스코가 오라클을 택했던 것도 바로 이런 장점 때문이었다고 오라클측은 설명한다. 지난해에는 포스코 이외에 효성 한화 만도기계 LG전자 KTF 빙그레 인천국제공항 등에 e비즈니스 스위트를 구축했다. 이 가운데 포스코와 만도기계는 지난해 정보통신부로부터 정보화기업대상을 받았다. 한국오라클은 오는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오라클월드' 행사에서 포스코 만도기계 등의 e비즈니스 솔루션 구축 성공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 제품은 '오라클 9i'.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고 '언브레이커블'(unbreakable)이란 말을 듣는 DB 제품이다. 다시 말해 화재 폭파와 같은 초대형 재해가 발생해도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고 결코 다운되지 않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또 보안인증을 14개나 받았으며 어떤 해커도 뚫을 수 없다는 평도 듣는다. 한국오라클의 모기업인 오라클은 1977년 래리 앨리슨 현 회장이 설립한 소프트웨어 회사. 현재 1백50개 국가에 진출했고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쇼어에 본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5월 끝난 회계연도 매출은 1백10억달러였고 종업원수는 4만2천명이다. 한국오라클은 현 강병제 회장이 1989년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출범했다. 지금은 서울을 비롯 대구 대전 부산 울산 광주 등지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종업원수는 8백10명. 2001 회계연도 매출은 2천1백억원이었다. 1997년에는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로는 처음으로 매출 1천억원선을 돌파했으며 한국에서는 가장 큰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