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한 미국 에너지기업 엔론의 최고경영자(CEO) 케네스 레이가 회사를 살리기 위한 대대적 구조조정에 나섰다. 레이와 회사측이 지난주말 채권단에 밝힌 구조조정의 주요 내용은 대규모 자산매각과 핵심사업 재편으로 1년내에 법원의 보호를 벗어난다는 것. 구체적으로는 6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고 파이프라인및 발전소등 핵심사업에 대해 대대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것이다. 올 연말까지 경영진 규모도 3분의2정도로 축소시킬 방침이다. 하지만 회사살리기가 그의 뜻대로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내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엔론이 분식회계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기업이미지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 엔론은 증권감독원의 조사가 시작되자 97년이후 순익의 20% 규모인 5억8천6백만달러(약 7천5백억원)를 과다계상했다고 발표했다. 분식회계를 밝혀내지 못한 아더 앤더슨사도 비난을 받고 있다. 레이는 "회계법인들에 장부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알려줬다"고 주장하지만 앤더슨측은 "엔론이 중요한 정보를 누락시켰다"고 반박하고 있다. 레이는 1985년부터 올해초까지 엔론의 CEO를 지냈으며 지난 8월 제프리 스킬링의 사임으로 다시 CEO직을 맡았다. 파산신청과 분식회계라는 불명예를 동시에 안은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