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단 수석대표인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은 14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인도 파키스탄 등 개도국들과 유럽연합(EU) 간의 이견이 팽팽하게 맞서 있다"며 "뉴라운드 협상이 상상했던 이상의 산고(産苦)를 치루고 있다"고 말했다. 황 본부장은 "개도국들은 특히 섬유 수입할당물량 확대계획을 선진국들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우루과이라운드 섬유협정에 따라 선진국들은 2004년까지 단계적으로 할당물량을 줄여가야 하는데도 선진국들이 이에 대한 조정을 미루고 있다는 것. 황 본부장은 또 "EU가 환경문제에 대한 기존 입장을 전혀 굽히지 않고 있다"며 "환경이슈가 막판 협상을 어렵게 한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EU는 WTO 규정과 다자간 환경협정(MEA)을 연계,무역 관련 환경 분쟁을 WTO에서 해결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또 유해 여부가 검증되지 않은 상품은 일단 유해한 것으로 간주하자는 사전예방 원칙을 WTO 규정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황 본부장은 "농업 협상에서도 수출국들의 모임인 케언스그룹과 수입국들 중심의 NTC(비교역적 관심사항)그룹 간 이견 조율이 계속되고 있다"며 "NTC그룹에 소속한 한국은 "보조금의 실질적(substantial) 감축"이란 문구 삭제를 강력하게 요구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라운드가 최종 출범에 이르기까지 거쳐야 할 고비가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다"며 수차례의 재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한국 대표단은 협상이 계속 지연됨에 따라 귀국일정을 15일로 하루 미뤘다. 도하(카타르)=정한영 특파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