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물류'가 전세계 물류산업을 평정하고 있다. '3PL'이라는 약자로 통하는 제3자 물류는 모토로라가 휴대폰 제조를 생산전문업체인 솔렉트론이나 한국의 어필텔레콤 등에 위탁하고 있듯이 물류를 물류전문업체에 일임하는 것을 말한다. 유럽에서는 기업의 76%(96년), 미국에서는 65%(99년)가 이를 이용할 정도로 선진국에서는 제3자 물류가 보편화돼 있다. 예를 들어 IBM은 UPS, 도시바는 DHL에 창고관리와 운송 등 물류 전반 업무를 맡겼다. 3PL업체는 재고관리 운송 통관을 모두 일괄 지휘한다. 대형창고를 갖추고 제조업체의 상품을 위탁 보관하면서 창고관리를 해주고 제조업체가 주문받은 내용을 통보하면 운송과 통관을 모두 책임진다. 각 창고의 재고상황과 화물의 위치등 모든 정보는 데이터센터에 저장해 제조업체와 공유한다. 한국에서는 물류시장이 개방된 96년부터 식품잡화 업계를 중심으로 3PL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중인 3PL업체는 대략 50개. 제일제당이 98년 단독법인으로 설립한 CJ GLS, 97년 동원F&B 애경산업 삼양사 샘표식품 미쓰비시상사가 공동출자해 만든 레스코, 89년 독자출범한 콜럼버스물류, 동아제약의 물류자회사인 용마유통은 3PL 전문업체를 표방하고 있다. 이중 선두주자인 CJ GLS는 지난해 3PL 사업에서 1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택배와 운송업 중심인 현대택배 한진 대한통운 등도 제3자물류 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고 세계적인 특송회사인 FeDEX와 TNT도 국내 시장진입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아직은 규모가 작다. 수요가 많지 않은 탓이다. 국내 3PL의 주요고객은 중형이하 기업.대형고객 수주는 안되고 기존 시장은 포화여서 정체돼 있는 상태다. 이는 주요 대기업들이 물류 담당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데다 경영기밀 유출을 우려,물류를 남에게 맡기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3PL업체 대부분도 국제적인 네트워크와 경험이 부족해 국내 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