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차대전 종전후 파멸에서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지난 10년간 깊은 침체의 수렁에 빠져 있으며 21세기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과 일본간의 전쟁상태를 공식적으로 끝낸 샌프란시스코 미일강화조약 체결 50주년과 관련한 기사에서 일본이 평화를 누리고 있으나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처럼 전했다. 신문은 일본이 과거처럼 지금도 어디로 향하고 있느지에 대한 방향감 부족으로 커다란 집단적 고뇌에 시달리고 있으며 강화조약후 미국과 경제.군사적으로 긴밀히 얽혀 있지만 전쟁책임문제로 씨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화조약 체결 50주년 기념식차 미국에 온 미야자와 기이치 전 일본 총리는 "우리가 1980년대 이후 미국와 함께 봤던 것처럼 나는 일본이 다시 부활하길 바라나 부활할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야자와 전총리는 "오늘날 일본에는 비관주의가 매우 팽배해 있다"면서 "그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 터널이 얼마나 긴 것인지 조차도 모른다"고 밝혔다. 신문은 많은 일본 사람들이 일본의 또다른 탄생(rebirth)을 동경하고 있으나 지난 10년간의 슬럼프가 언제 끝날지를 의문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세계항일전쟁사실보존연합회(GA)등 재미 아시아계 민권단체들은 8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일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강화조약기념 만찬 때 야외음악회 및 시위를 열어 일제의 전시중 집단학살, 위안부동원, 강제징용 등 전쟁범죄에 대한 공식사과와 희생자 보상을 촉구한다. 이번 시위는 북가주일본협회 등 일본계 단체들이 자성은커녕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다나카 마키코 외상 등 양국 최고위급 인사들을 초청해 대규모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