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하 이후 시중 실세금리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3개월 양도성 예금금리는 4.9%로 지난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0%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미국 0.31%,일본 0.52%,유럽 1.43%뿐만 아니라 경쟁국에 비해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원화 가치가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다. 올 6월말 이후 1천3백원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 주말에는 1천2백83원까지 떨어졌다. 원화 가치가 우리 경제여건(실질금리)과 따로 노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환투기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침체된 증시가 빠른 시일내에 회복되지 않으면 그만큼 부작용이 우려된다. 무엇보다 금융과 실물 부문이 동시에 위축되는 악순환이 예상된다. 최근처럼 증시가 침체에 빠져 있을 경우 시중 자금이 단기 부동화되면서 제도금융권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구조조정 약화와 도덕적 해이도 우려된다. 논란이 있으나 최대 현안인 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높여야 한다. 그러나 최근처럼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국내 기업들은 금리 하락에 따른 채산성 개선 효과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덜 인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구조조정이 부진하고 도덕적 해이 현상이 나타난다면 국내 경기와 증시의 불안 요인은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정책적으로 무력화 단계에 직면하게 되는 것도 문제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짐에 따라 금리인하 여지가 줄어든 상태에서 앞으로 경기부양책이 추진될 경우 재정 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