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5∼10년 후의 주력상품 개발과 기존 제품의 세계 일류화를 앞당기는 데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삼성은 지난 28일 서울 한남동의 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이건희 회장 주재로 삼성전자 등 전자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열고 이같이 하반기 경영전략 방침을 확정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6시간동안 계속된 마라톤회의를 통해 삼성전자는 2백56메가 D램의 주력제품화를 앞당기고 램버스 D램 등 고부가가치 반도체의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삼성SDI와 삼성코닝은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와 2차전지 등 승부사업에,삼성전기는 첨단부품 개발과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반도체 사업은 선행기술개발,세계 표준화 유도 등 경쟁력 우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투자의 선택과 집중이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수요예측 시스템을 강화,경기둔화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고 핵심인력을 조기에 확보할 것"을 당부했다고 삼성측은 전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작은 국가의 큰 기업 역할을 강조한 ''강소국(强小國)''론을 제시,눈길을 끌었다.

네덜란드 핀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규모는 작지만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면서 강국의 위치를 확보했다는 것.이들 강소국의 예처럼 대기업들이 국가경제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경영에 힘써줄 것을 사장단에 당부했다고 삼성측은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 및 사장단과 삼성전기 이형도 부회장,삼성SDI 김순택 사장,삼성코닝 박영구 사장,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