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는 교통 요지여서인지 운송업종에 대해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잘 빌려주는 편이다.

화물보관 창고 트럭터미널 시설 운영 등에도 중소기업자금을 지원한다.

대덕밸리 중소기업센터(042-864-4502)에 가서 이 돈을 신청하면 운전자금을 3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강원도의 중소기업 자금은 더 특색이 있다.

여기에선 택시 사업자에게도 정책자금을 지원해준다.

콘도미니엄 유원지 테마파크 등도 벤처자금(033-249-3241)을 쓸 수 있다.

이들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결같이 대출금지 업종이었으나 지금은 달라졌다.

이처럼 올들어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자기 지역의 ''색깔''에 맞는 자금을 많이 마련하기 시작했다.

전국 16개 시·도는 연 1천억원에서 4천억원 정도의 정책자금을 중소기업에 지원한다.

이 자금 가운데 가장 색깔 있는 돈을 빌려주는 곳은 제주도다.

제주도는 그동안 여신금지 업종이던 여관업에 대해서도 1억원까지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064-710-2522)을 대출해준다.

목욕탕업에도 5천만원까지 가능하다.

제주도에선 ''통돼지''가 참 유명하다.

때문에 돼지를 기르는 업자에겐 2년간(6개월 연장 가능) 2천만원까지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해준다.

이곳에선 돼지를 키우는 곳도 중소기업임을 인정하는 셈이다.

이는 일본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업자에게 벤처자금을 지원해주는 것보다 한발 앞선 제도가 아닌가 한다.

제주도에선 식당 여행사 전세버스회사 식물원 등도 중소기업 자금지원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에 질세라 서울시도 ''서울형 산업''이란 것을 만들어 시설 8억원,운전 3억원까지 빌려준다.

서울형 산업이란 △패션 △디자인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 △전통공예 △벤처 등 6개 부문.이는 지방 도시의 자금에 비해선 별 특색이 없는 편이다.

전남도(062-232-1411)는 지역내에 제조업체를 적극 발전시키기 위해 ''남도(南道)사랑 자금''이란 독특한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지원한다.

이의 규모는 1백억원.

업체당 2억원까지 2년간 빌려준 뒤 일시에 갚도록 하고 있다.

인천시(032-440-2892)는 ''인천의 성냥공장''이 라이터 공장으로 발전함에 따라 라이터 업종에 대해 연 5%의 우대금리로 정책자금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중소기업 정책자금은 한결같이 벤처와 제조업 지원에만 치중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제도가 지자체에 의해 파기되기 시작하면서 업계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변화를 감안할 때 산업자원부 중소기업청 등에서 관할하는 정부정책자금도 업종 제한을 한시바삐 줄여나가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