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제너럴모터스(GM) 매각 반대 국제결사대'' 파견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대우자동차의 해외시장 기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쏟아지고 있다.

대우차의 해외 판매법인들은 지난 2월 민노총의 "김우중 체포 결사대" 파견으로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 시장에서 막대한 판매 손실을 입은데 이어 최근 "GM 매각 반대 국제결사대" 파견이 결정되자 최대 해외시장인 미국시장마저 무너질까 애를 태우고 있다.

대우차 사무노동직장발전위원회도 지난 5일 성명서를 내고 "GM의 대우차 인수 저지를 위한 국제결사대 파견 결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철회를 강력 촉구했다.

부도이후 난항을 겪고 있던 회사 처리문제가 GM에 넘기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에서 해외시장을 상실하게 되면 매각을 앞두고 기업가치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게 한결같은 우려다.

대우차 미국 판매법인인 DMA(대우모터아메리카)는 10일 민노총을 비롯 대우차,대우차노조 등 국내 1백여 기관 인테넷 게시판에 결사대 파견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애절한 호소문을 일제히 올렸다.

대우차의 호주판매법인인 DDA도 최근 본사에 "결사대 파견 등으로 시장의 신뢰도가 떨어져 판매에 지장을 받고 있다"며 "이같은 뉴스가 보도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달라"는 요구를 해 왔다.

DMA는 이날 호소문에서 "해외매각 또는 독자생존 중 어느 것이 좋고 나쁨을 논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난 3년간 일궈온 미국시장의 보전을 위한 고언"이라고 전제한뒤 "미국시장은 대우차 생존을 위한 최후의 보루"라고 설명했다.

DMA는 특히 "부평공장 주력상품인 레간자의 지난해 해외 판매물량중 65%가 미국시장에서 팔린 점을 감안하면 미국시장을 지키지 못할 경우 GM으로 매각되든 독자생존하든 어떤 방식으로 회생해도 부평공장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우차는 지난 98년 9월 가장 늦게 미국시장에 진출,첫해 2천2백대를 판매하는데 그쳤으나 99년 3만6천대,2000년 7만6천대로 판매량을 크게 늘리는 저력을 보였다.

DMA는 "1년6개월만에 5백여개의 딜러망을 확보한 것은 미국 자동차시장 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일 뿐 아니라 IMF 상황으로 초기 광고 투자도 없는 상태에서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했다"며 "레조와 매그너스 등 새 모델을 적기 출시할 경우 내년에는 20만대 판매도 가능하다"고 밝은 전망도 함께 내놨다.

DMA는 "김우중 체포결사대 파견 이후 프랑스에서의 대우차 판매가 회복 불능 수준으로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대우차가 해외매각 되든 독자생존해 한국기업으로 남든 금전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판매시장을 보전하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와관련 대우차 관계자는 "DMA의 호소문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며 "실제로 올해초 김우중 체포조가 파견된 뒤 프랑스 시장에서 판매실적이 30%이상 떨어졌다고"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노총은 지난달 민주광장 제297호를 통해 "졸속적인 매각정책이 실패하면 대우차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며 매각 반대입을 밝혔다.

한편 민주총 관계자는 이날 "국제결사대 파견 시기나 방법 등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호소문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