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경기가 급랭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3일 세계 반도체 판매액이 6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이같은 판매감소가 세계 경기 침체와 고객사의 재고 누적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1백55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 1월의 1백66억달러보다 6.9%가 줄어든 수치.

작년 2월에 비해서도 5.8% 성장하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 보면 미주 지역의 반도체 회사들이 지난 2월 47억5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달에 비해 매출액이 7.3% 감소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일본 제외)의 반도체 매출은 7.1%,유럽은 6.3%,일본은 6.8%가 각각 줄어들었다.

특히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시장 둔화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은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에 그쳤다.

이와는 달리 일본은 15.1%의 성장률을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미주 시장은 5.8%,유럽은 6.3%가 각각 확대됐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지난 40년간 매년 17%씩 고성장을 해왔다.

SIA의 조지 스칼라이스 협회장은 "협회 차원에서는 세계 반도체 시장이 올해 22%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같은 전망은 10%로 낮춰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인텔 모토로라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미국의 반도체 업체들은 최근 휴대폰과 컴퓨터에 사용되는 칩 주문량이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올해의 매출규모 및 순익목표를 일제히 낮춰 잡았다.

한편 SIA의 이번 발표에 따라 3일 뉴욕증시에서는 칩 제조업체들의 주가가 맥을 추지 못했다.

최근 하락세를 거듭해온 모토로라는 이날 6.8%나 곤두박질치면서 2년반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