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명예회장이 맨손으로 현대그룹을 일으키기까지 그의 주변에는 많은 조연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현대그룹의 성장 모태가 된 현대건설의 해외 현장에서 혹독한 경영수업을 거치면서 잔뼈가 굵었다.

<> 1세대 =이명박 이내흔 심현영 박세용씨 등 "1세대 경영인"은 지금 주류에서 밀려났지만 한때 정 명예회장의 오른팔로 막강한 실력을 행사했었다.

이명박씨는 65년 현대건설의 경리사원으로 입사한뒤 입사 12년만인 77년 36살의 나이로 사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

주택업계의 대부인 심현영씨는 63년 입사한 공채 1기로 정 명예회장과 함께 건설현장을 뛰다 86년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에 올랐다.

69년 대통령 총무비서실에 근무하다 1년만에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긴 이내흔씨는 이명박씨와 함께 현대가 배출한 스타급 전문경영인.

박세용 인천제철 회장은 67년 입사, 해외영업과 기획분야에서 성장해온 정 명예회장의 대표적인 브레인이다.

<> 2세대 =90년대 후반 현대 경영의 전면에 부상한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과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 등으로 최근까지도 정 명예회장을 독대한 실세중의 실세다.

대북사업의 실무총책인 김 사장은 정 명예회장의 방북시 그림자처럼 수행했고 정씨 집안의 가족 모임때 참석해 인사말을 할 정도의 최측근이다.

이 회장은 98년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에서 "바이코리아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병규 현대백화점 사장도 76년 현대건설 입사 이후 20년간 정 명예회장을 그림자처럼 수행해 "섀도(shadow)"란 별명을 지닌 대표적인 조연자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