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을 벌면 9원을 저축한다는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지난 10월30일 "제 37회 저축의 날" 시상식에서 대상인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한 김상대(43)씨는 "저축왕"이 된 비결을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아직까지 한번에 5만원 이상을 써 본적이 없다"며 "아끼고 절약해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씨의 재테크전략은 의외로 단순하다.

구두수선으로 얻은 수입의 대부분을 은행에 저축한다.

은행 저축외에 두 자녀를 위해 교육보험에도 매달 일정액을 납입하고 있지만 주식에는 전혀 손대지 않았다.

그는 "주식투자로 수억원을 벌었다는 사람도 최근 주가하락으로 큰 손실을 보지 않았느냐"며 "결국 주식투자 수익은 은행 이자만 못하다"고 말한다.

그 결과 현재 김씨는 8천만원의 은행예금과 37평 아파트(분양가 1억3천만원,중도금 8천만원 납부) 입주를 눈앞에 둔 어엿한 중산층이 됐다.

그러나 그가 걸어온 삶은 만만찮은 길이었다.

김씨는 경북 문경의 빈농에서 4남1녀중 막내로 태어났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18세가 되던 75년 집을 나와 서울과 광주에서 제화점 점원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80년 회사가 어려워져 실직하게 되고 그때까지 모았던 돈은 모두 부모님 병원비로 썼다.

절망에 빠져 일거리를 찾아헤매던 김씨는 이듬해부터 제일은행 광주지점 옆에 조그마한 천막을 치고 구두닦기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땀을 흘리지 않고는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신념으로 술 담배도 끊고 지금까지 20년간 매일 아침 8시부터 밤 12시까지 일해왔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