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정부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조치 일부를 해제한다.

또 지난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동결해온 이란 자산의 반환을 추진할 예정이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은 17일 가진 미.이란 협회 연설에서 캐비어,카페트,견과류,말린 과일 등 이란산 사치 품목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해제한다고 밝히고 이례적으로 과거 미국의 이란 내정 간섭을 인정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오늘 발표하는 사항들과 구체적 조치들은 이란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공동의 이해를 진전시키고자 하는 우리의 바람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브라이트는 또 클린턴 행정부가 "학문 스포츠 비정부기구 분야의 교류를 증진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며 "이를 통해 양국 이해 및 신뢰의 토대를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이 양국간 관계 개선 전망에 현실적 접근을 취할 것이라며 "미국과 이란이 수십년간 계속되온 소원한 관계를 하룻밤 사이에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은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번 금수 해제 대상 품목에는 이란 최대의 수출품인 석유와 천연가스 등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외화 수입의 85%를 차지하는 석유및 천연가스에 대한 금수 조치는 지난 1995년 부과됐으며 이번 주 오히려 금수 기간이 연장돼 이란 관리들의 반발을 일으켰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지난 2월 이란 총선에서 개혁파가 이슬람 강경파에 대해 압도적 승리를 거둔데 따른 유화 제스처로 해석된다.

미국은 2년간 거듭된 대화 촉구를 거부해 온 개혁파 이란 정부가 총선 승리를 계기로 대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날 특히 지난 1953년 좌파 성향의 모하메드 모사데그 이란총리 정권을 전복시키는데 미 중앙정보국(CIA)이 개입한 점을 인정하고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이라크를 편드는 우를 범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