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을 앞두고 과천 관가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경제팀의 교체폭이 관심이다.

현 경제팀은 성적면에서는 교체 요인이 크지 않다.

총선이 끝난 후 또 한차례 개각이 예상되는 점도 이번 개각에서의 교체폭
을 작게 점치게 한다.

반면 여권내에 경제각료 출신의 총선출마 수요가 있다는 점은 큰 폭의
물갈이를 예상하게 하는 요인이다.

최대 변수는 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의 거취다.

강 장관의 출마 여부에 따라 경제팀의 개편폭이 좌우될 전망이다.

이와관련, 강 장관은 지난 8일 청와대로 들어가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면담내용이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재경부로 돌아온 강 장관은 홀가분한 표정
이었다.

재경부 사람들은 이로 미뤄 강 장관의 유임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강 장관 본인이 그동안 "나는 성격상 정치할 인물이 못된다"며 출마할
의사가 없음을 강하게 비쳐 왔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박태준 총리내정자가 최근 강 장관에게 "경제는 당신이
알아서 하라"는 뜻을 전했다는 얘기도 귀뜀했다.

이들의 관측대로 강 장관이 유임할 경우 경제팀의 물갈이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강 장관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특히 강 장관이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관료가 국회에 진출할
필요성이 있다는데 공감한다"고 발언한 이후 출마설이 급속히 확산됐다.

강 장관이 출마할 경우 후임에는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이 첫번째로
꼽힌다.

기업 및 금융구조개혁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 때문
이다.

연배상으로도 신설될 "부총리"급에 걸맞다는 평이다.

이 위원장 외에 김종인 전 경제수석과 사공일 전 재무장관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 위원장이 재경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다면 새 금감위원장에는 정덕구
산업자원부 장관과 이근영 산업은행 총재, 이용근 현 부위원장, 엄낙용
재경부 차관 등이 유력하다.

이중 정 장관에 대해서는 청와대 수석설도 돌고 있다.

정 장관이 자리를 옮길 경우 오영교 현 차관의 승진, 또는 신국환 자민련
총재특보,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 황두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등
산자부 출신들의 복귀가 점쳐진다.

진념 기획예산처 장관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현 경제팀중 출마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이다.

원만한 성품과 경륜을 갖춰 정치판에 착근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진 장관의 출마시 후임으로는 안병우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 최종찬
현 차관, 이영탁 전 국무총리실 행조실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도 기획예산처 장관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임혁 기자 limhyuc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