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제를 망친 책임을 뒤집어 쓰고 있는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가 부총리
재직중의 경험담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게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저서를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생활동안의 잘잘못을 가감없이 털어놓은 "참회록"을 통해 다시는
실패한 후임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한다.

한 측근은 "강전부총리는 공직생활의 체험과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그대로
정리해 후임자들과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며 "내년 1월말쯤이면 저서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칫하면 변명밖에 되지 않겠지만 실상 이상으로 상황이 잘못 알려져
있다는게 강 전부총리의 입장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 책에서 기아사태를 시발로 경제가 파산지경에 몰리기까지 정부는
어떻게 대처했으며 무엇이 잘못돼 이같은 위기에 처하게 됐는지를 소상히
밝힐 예정이라고 한다.

이 측근은 이미 강전부총리는 지난 여름 캉드쉬 IMF총재를 제3국에서 만나
경제구조조정과 개혁이 제대로 안될 때는 IMF에서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캉드쉬총재도 지원을 약속했었다고 말했다.

또 가을쯤에 다시 캉드쉬총재를 극비로 만나 사실상 구제금융지원을 정해
놓은 상태였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강전부총리의 책을 통해 공개되지 않은 속사정이 상당히 밝혀질
것"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강 전부총리는 경제청문회도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강 전부총리가 자신의 책임을 줄이기 위해 저서를 준비하는지, 아니면
청문회가 열릴 때를 대비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얼마나 진솔한 내용을
담을지가 주목된다.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