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각종 공연자료와 정보를 인터넷망을 통해 이용자들이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길융(58) 국립중앙극장장.

그는 현재 문화체육부 주관아래 추진중인 예술정보망 구축사업에 국립
국악원 및 예술의전당과 공동으로 공연분야 정보서비스망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또 국립극장의 각종 공연예술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제공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솔직히 말씀드려 제 자신은 컴퓨터를 잘 다루지는 못하지만 정보마인드를
갖고 각종 사업을 진행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컴퓨터 자체가 목적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도구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편리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지요"

지난 5월 청소년의달에 삼성전자의 협찬을 받아 어린이들이 다양한 세계
문화의 현장을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전시장을 마련한 것
등이 대표적인 예로 꼽는다.

그는 지난 92년 국립현대미술관사무국장 재직시절부터 꾸준히 컴퓨터
그래픽에 상당한 관심을 가져왔다.

93년에는 국방대학원에 진학해 체계적인 컴퓨터교육을 받기도 했다.

소설가 및 희곡작가로도 활동중인 그는 90년 발표한 장편소설 "종착역의
표상인"(신원문화사 펴냄)을 통해 앞으로 전개될 정보화사회의 흐름을
예측해 내기도 했다.

"나이때문인지 글을 쓸 때 워드프로세서보다 손으로 원고지를 메워가는
것이 편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몇번이나 바꿔보려고 했지만 몸에 밴 습관을 갑작스레 고친다는 게 생각
보다 쉽지 않더군요.

그런 까닭에 가끔씩 딸들이 고생을 하지요"

이극장장은 앞으로 국립극장이 전국민을 위한 문화공간이 되기위한 노력
으로 사이버공간을 통한 문화정보서비스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전용터미널을
이용한 온라인티케팅시스템에서 한걸음 나아가 PC통신을 통한 예매제도
도입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PC통신 하이텔 및 천리안(go munhwa)을 통해 제공중인 정보서비스
내용을 더욱 발전시키고 관련시스템 및 제도가 마련되는대로 PC통신 예매
제도도 정착시킬 계획이다.

"이제 문화없는 산업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인 시대가 됐습니다.

유.무형의 문화예술은 그 자체가 하나의 상품일 뿐 아니라 다른 산업분야를
해외에 널리 알리는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는 까닭입니다"

이극장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문화예술에 대한 사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말을 맺었다.

< 글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