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부장으로 퇴직한 김경준(54.가명)씨는 미국 유학중인 자녀 2명을
두고 있다.

생활비와 학비를 은행에서 송금하고 있는데 요즘 자고 일어나면 환율이
치솟아 해외로 송금할 때마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해초 유학생 용도로 미화 1만달러를 송금할때 8백48만원이면 충분했던
것이 최근엔 9백2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자그만치 70만여원이나 더 내야 1만달러를 송금할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환율이 급등하는 시기일수록 해외송금은 미리미리 보내는 것이
좋다.

그렇지 못한 경우엔 차선책으로 외화예금을 개설해 달러를 예치해두는 것이
좋다.

이 경우 나중에 필요할때 인출해서 송금하면 수수료도 없고 환율이 올랐을때
생기는 환차손도 피할수 있다.

외화예금에 가입한후 달러화는 물론 원화로 예치해도 된다.

원화를 외화예금에 입금할때 적용되는 환율은 전신환매도율(매매기준율의
0.4%)로 일반 외화현찰을 살 경우에 적용되는 현찰매도율(매매기준율의 1.5%)
보다 훨씬 싸다.

요즘엔 미화 1달러당 약 10원정도 싸다.

일반개인이 가입할수 있는 외화예금은 보통예금처럼 수시입출금이 가능하고
기간제한이 없는 외화개인예금과 정기예금처럼 일정기간 예치하는 외화정기
예금이 있다.

외화개인예금은 통장식으로 해외여행이나 출장이 잦은 사람에게 편리하다.

반면 외화정기예금은 상당기간 예치하는 경우에 유리하며 통상 1~6개월짜리
가 있다.

외화개인예금의 이자율은 연1.8%,외화정기예금은 연5.1%정도로 원화예금
이자율보다 낮다.

하지만 요즘같은 시기에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차익을 크게 늘어 수익성
면에서 원화예금이자보다 훨씬 높다.

올해초와 최근의 환차이익을 원화예금이자율로 환산해보면 예금금리면에서
세전 연13%(세후 연10.8%)의 상승효과가 있으며 여기에 외화정기예금 이자율
연5.1%를 합하면 세전 연18.1%(세후 연1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외화정기예금에 대한 소득세는 외화예금이자율(연5.1%)에 대한 이자소득에서
만 과세하고 환차이익에 따른 과세는 없으므로 원화예금에 비해 세금부담이
훨씬 적다.

만일 올해초 해외여행을 다녀온후 남은 달러화를 은행에 매각하고 이번에
다시 해외여행에 나가기 위해 미화 1만달러를 산다고 가정하자.

달러를 사고 팔 경우 각각 1.5%의 수수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총 3%의 수수료
를 부담해야 한다.

연초에 미화 1만달러를 은행에 매각하고 원화로 8백31만원을 받았고 이번에
은행에서 1만달러를 살땐 9백30만원을 줬으니 결국 99만원을 더 주고서야
1만달러를 사게 된다.

차액 99만원중 현찰수수료가 26만원이며 73만원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차손이다.

물론 연초에 달러를 원화로 매각한후 8백31만원을 은행에 예치해 두었을
경우 발생하는 이자 55만원을 감안하더라도 44만원의 손해를 보는 셈이다.

결국 이런 손해를 보지않는 방법은 연초에 미화 1만달러를 외화정기예금에
예치해 두었다가 만기에 인출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외화정기예금 이자인 29만원도 생기고 현찰수수료 지출이나
환차손의 걱정도 없었을 것이다.

< 정한영 기자 >

< 도움말 보람은행 민병걸 팀장 (02) 579-8900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