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은 없다''

일부 외산 컴퓨터관련업체들이 국내 IT(정보기술)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을
무색케하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어 주목.

한국오라클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AMD코리아
SAP코리아 한국MS등 6개 외산컴퓨터 관련업체들은 올해 국내 IT관련업체들이
한자리수 혹은 마이너스성장으로 진땀을 빼고 있는데 비해 지난해보다
평균 50%이상, 최고1백%를 넘게 매출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상반기 국내PC제조업계의 경우 삼보컴퓨터가 지난해같은 기간에 비해
9.9%, 세진컴퓨터 4.1%, 기타 중소업체들이 26.4%씩 매출이 감소, 사상최고의
영업난을 겪은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데이터베이스(DB)공급업체인 한국오라클은 지난5월 끝난 97회계년도
결산결과 전년동기대비 85.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국내대기업들이 DW(데이터웨어하우징)와 ERP(전사자원
관리)등 첨단 정보시스템을 도입하면서 DB구축을 크게 늘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네트워크장비 공급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도 97회계년도동안 공공
기관의 SI(시스템통합)사업에서의 수요세에 힘입어 매출이 1백%이상 신장
했다.

이와함께 CPU(컴퓨터중앙처리장치)공급업체인 AMD코리아와 ERP(전사적
자원관리)공급업체인 SAP코리아도 저가PC시장의 확대와 ERP도입추세로
지난해보다 매출이 두배 가깝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대형컴퓨터 공급업체인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는 동종업체들이
올상반기동안 마이너스성장에 허덕이는 동안 신규진출한 대형시스템의 공공
부문 판매세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매출규모가 50%이상 늘었다.

한국MS도 국내 PC제조업체들에 대한 윈도95의 안정적 공급과 한글MS오피스
등의 빠른 판매성장세에 힘입어 전년에 비해 매출이 58.2% 성장했다.

이와관련 국내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 IT업계가 데이터베이스(DB)나
응용소프트웨어 네트워크장비등에 대한 기반기술이 없어 알맹이는 외산업체가
모두 챙기는 것"이라며 "사업부문을 확대하는등의 구조조정이 시급한 실정"
이라고 지적했다.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