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3년말 국내 몇몇 종합일간지 광고면에 "황소의 눈"이라는 괴상한
이름이 등장했다.

광고내용은 전화나 팩스로 상품을 주문받아 판매한다는 것.

신문광고를 이용한 최초의 통신판매였다.

이 광고를 낸 인물은 송관선씨.

공식적으로는 비이마케팅이라는 회사의 사장이지만 황소의 눈 사장으로
더 유명하다.

그는 지난 91년 7년간의 직장생활을 걷어치우고 단돈 1천만원으로
광고마케팅컨설팅업체인 비이마케팅을 차렸다.

그후 2년간 광고대행과 마케팅컨설팅을 하다가 93년11월 황소의
눈이라는 유통브랜드를 만들고 신문광고를 시작했다.

통신판매전문업체가 탄생되는 순간이었다.

통신판매에 나선지 약 4년.

지금 그는 통신판매업계의 권위자가 됐다.

대기업간부들조차 그에게서 통신판매에 관한 자문을 받고 아이디어를
얻어갈 정도다.

국내 통신판매업체수는 줄잡아 1천개.

이중 많은 업체들이 지난 2~3년사이에 황소의 눈을 본떠 만들어졌다.

송사장이 황소의 눈으로 지난해 올린 매출은 4백억원.

취급중인 제품종류는 4천개.

"올해 2백만명의 등록고객을 확보하고 매출을 1천억원으로 늘릴
작정입니다"

현재 황소의 눈 고객리스트에 올라있는 등록고객수는 1백여만명.

이들은 한 번이상 황소의 눈 상품을 구입한 사람들이다.

이중 연간 30만원어치이상 물건을 구입하는 단골고객만도 15만명이나
된다.

황소의 눈이 사람들의 믿음을 받고있다는 증거다.

그의 경영철학은 소박하다.

품질과 서비스에서 고객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남들같이 고객감동이니 하는 거창한 구호를 내세우지 않는다.

이 철학으로 황소의 눈을 통신판매업계의 "태풍의 눈"으로 만들었다.

"고객의 가정에 절대 쓰레기를 만들지 않겠습니다.

최고의 품질을 가장 저렴한 값에 판매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범상치 않은 40세 남자의 자신있는 목소리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