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334호인 충남 난도와 335호인 경남 홍도에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희귀조류가 대량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중앙과학관과 한국조류연구소가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두 무인도의
조류생태 및 철새이동경로에 대한 조사결과 충남 난도에 꼬까직박구리 등을
포함한 10여종의 희귀조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꼬까직박구리는 지난 30년 전남지역과 경희대 내에서 채집된 기록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발간되는 조류도감에는 실물사진조차 없는 희귀조이다.

또 홍도에는 국제보호조인 팔색조와 흰눈썹지빠귀 검은지빠귀 매 등의
희귀조류 70여종이 번식하고 있으며 이들 조류는 두 섬을 중간기착지로
삼아 남북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난도와 홍도는 각각 1만 2만마리 이상의 괭이갈매기가 서식하고 있는 등
괭이갈매기 서식지로는 세계최대의 섬인데 위도상의 차이 및 환경여건에
의해 두 섬에 사는 괭이갈매기의 습성에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으로 확인됐다.

즉 서식환경이 좋은 홍도의 괭이갈매기는 난도의 괭이갈매기보다 큰 알을
평균 2.1개씩(난도는 1.7개정도) 낳고 번식시기도 보름이상 빠르다는 것.

또 나무가 거의 없는 홍도에서는 괭이사초를 이용해 둥지를 트는데
괭이초가 없는 난도에서는 벼과의 풀을 이용해 나무밑에 둥지를 트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들 두 섬에 들어가 괭이갈매기의 알, 특히 유전적으로
좋은 형질을 이어받아 생존가능성이 높은 첫번째 알을 훔쳐오는 사례가 많아
생태계 파괴의 우려가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중앙과학관 자연사연구실 백운기박사는 "사람들에게 알을 빼앗긴 괭이
갈매기들이 외국에서와는 달리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는 해안 절벽에 둥지를
트는 등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도란행위에 대한 단속을 촉구했다.

백박사는 또 "난도에는 외래 육상식물이 상륙했고 홍도에는 재작년부터
억새가 상륙해 두섬의 고유 식물 및 갈매기의 번식을 방해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괭이갈매기 번식지인 두섬에 대한 보호방안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