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사는 무당거미(학명 네필라 클라바타)에서 새로운 유용미생물이
세계 처음으로 분리됐다.

이 미생물은 특히 고효율의 단백질 분해효소를 생산, 산업적 응용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소 곤충자원실 박호용 박사팀은 곤충유래 유용물질 및 유용
유전자 확보를 통한 신기능 생물소재 개발연구의 하나로 지난 2년간 여러종의
거미를 탐색한 결과 한국산 무당거미의 장에서 신규 미생물을 분리하는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박박사팀은 이 미생물을 "아라니콜라 프로테올리티쿠스 HY-3"이라고 이름
짓고 최근 국제학회 보고와 함께 특허를 출원했다.

이 미생물은 특히 섭씨 20~40도, 산성도(pH) 6~10에서 안정한 단백질 분해
효소를 생산하는 것으로 확인돼 저온에서도 잘 풀리는 세제 및 소화제 등의
개발에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박사팀은 거미가 포획한 먹이로부터 영양분을 섭취하는 방법에 착안했다.

곤충류에 속하는 거미는 강력한 독성물질을 먹이의 체내에 주입하여 즙상태
로 녹인후 빨아먹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거미의 장에는 외래의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강력하고
도 다양한 효소체계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 효소체계는 거미의 장에 공생하는
미생물에 의해서도 발현될수 있을 것이란 점을 주목한 것이다.

박박사팀은 따라서 여러종류의 거미를 대상으로 탐색해 오던중 한국산 무당
거미의 장에서 단백질 분해능력이 뛰어나며 특히 낮은 온도에서도 고효율의
단백질분해 활성을 나타내는 아라니콜라 프로테올리티쿠스 HY-3을 분리해낸
것이다.

박박사는 "이 미생물은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종명과 속명 역시
새로 명명했다"며 "이 미생물이 생산하는 단백질 분해효소는 낮은 온도에서도
단백질분해 활성이 뛰어난 세제 및 소화제 등의 개발에 응용될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 김재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