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임직원들의 필수 소지품중엔 명함만한 크기의 10쪽짜리 핸드북
이 하나 있다.

"비전및 경영방침"이라는 표제의 이 핸드북에는 회사의 중장기 경영목표와
실천방안들이 조목조목 실려 있다.

조명재 LG생활건강 대표는 지난 1월 대표로 취임하자마자 이 핸드북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모두가 함께 뛰자"는 일종의 행동강령이다.

조대표는 임직원들의 행동강령으로 도전(Challenge) 스피드(Speed) 단순화
(Simplicty) 열린마음(Boundarylessness)등 4가지를 제시했다.

"세계최고가 되겠다는 도전의식과 빠른 의사결정및 행동, 그리고 공정등의
단순화와 직원간 원활한 의사소통이 전제돼야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사실 어려운 시기에 사령탑에 앉았다.

경기가 침체상태로 빠져든데다 특히 생활용품의 경우엔 외국 다단계업체들의
시장잠식으로 이익을 내는 품목이 드물 정도다.

그는 그래서 3년내 초일류 선진기업형 원가구조로의 전환을 1차 목표로
내걸었다.

"고비용.저효율구조의 개선없이는 무한경쟁시대에 결코 살아남을 수 없으며
2005년 목표인 세계 10대 생활용품회사로의 도약도 불가능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다음은 핵심역량의 배양과 글로벌라이제이션.

LG는 연구개발투자및 인재육성을 통해 경쟁사를 압도할 수있는 역량을
갖춤과 동시에 국내에서 한계에 부딪친 사업은 과감하게 해외로 이전키로
했다.

2005년까지 해외비중을 3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아래 이미 중국 베트남
인도등에 대한 투자계획을 수립해 놓았다.

조대표는 또 "의약품사업도 씨뿌리는 단계를 지나 결실기로 들어서고
있다"며 "현재 미국등의 유명 제약업체와 손잡고 자체개발한 신물질을
상품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의약품부문의 매출(올해 목표 9백억원)이 아직은 미미하지만 2005년에는
1조원으로 생활건강부문 총매출의 26%를 차지하는 핵심사업으로 키운다는게
그의 목표다.

조대표는 "암웨이등 외국계 다단계 판매업체들의 시장침투에 대해서도 업계
공동의 대응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단체들의 조사로 외국 다단계업체가 파는 제품이 결코 싸지 않고
품질도 과대포장된게 많은 것으로 드러난 만큼 공격적 판촉전략으로 다단계
업체들의 공세를 차단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 이희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