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연쇄부도 여파로 위축된 기업의 투자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건전한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경우에는 금융지원을 축소하지 않기로 했다.

김인호 청와대경제수석은 21일 밤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28층의 중국음식점
도원에서 10대그룹 기조실장들과 만나 삼미그룹 부도에 따른 정부의 금융
정책 방향과 관련, 이같이 밝혔다.

상견례를 겸한 이날 회동에서 김수석은 "부도등의 처리 문제는 해당 은행이
자체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전제, "그러나 건전한 기업과의 거래까지
위축되는 일은 없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석은 또 단기적인 부양책보다는 고비용저효율 구조타파를 통해 장기적
으로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데 정책의 무게를 두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모임에서 10대 그룹기조실장들은 "공정거래 정책이 현실과 괴리돼
일부 업종에서 선진 기술 도입을 가로 막는 사례가 많다"며 대폭적인 규제
완화를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병두 전경련부회장은 "오늘 모임은 경제위기에 대한 견해를 교류하기
위한 상견례에 불과하다"면서도 "앞으로 이런 모임을 자주 갖자고 건의했고
김수석이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는 박세용 현대, 이학수 삼성, 이문호 LG, 박용근 대우,
손길승 선경, 김덕환 쌍용, 이기호 기아, 이태원 한진, 옥종석 한화,
김병일 롯데그룹 기조실장과 손병두 전경련부회장등이 참석했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