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 시절이 우리 경제가 양적으로 팽창한 제1경제혁명기라고
한다면 지금은 선진경제로 진입해야하는 제2의 혁명기입니다.

실물경제를 맡고 있는 기업인으로서 그만큼 새로운 각오로 경제위기
극복에 힘쓸 생각입니다"

현명관 삼성물산 총괄부회장은 취임 후 처음 가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취임소감을 이같이 밝히고 앞으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회사분위기 조성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회사 운영에서 주안점을 두는 사항은.

"경쟁력의 키워드는 창의와 도전이다.

이를 위해 소사장제를 확대하고 젊은 직원 1백여명으로 팀을 구성,
선진국의 벤처기업을 벤치마킹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적극 발굴케 할
예정이다.

또 이들이 성패에 구애받지 않고 모험사업에 전력투구할 수 있도록
사내에 벤처기금도 만들 생각이다"

-올해 조직개편에서 유통과 의류부문을 분리했는데 그 취지와 앞으로
유통업의 전략은 무엇인가.

"유통업이 어느정도 진척되고 나면 의류사업과 시너지효과를 낼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진출초기라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분리하는 편이 신속한
의사결정 등 유리한 점이 많다.

앞으로 유통업은 단순한 상품판매에서 벗어나 지역주민의 생활문화공간을
지향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선진국 유통업체와의 기술제휴 등을 검토중이다"

-올해 지역별 수출전망은.

"아무래도 선진국시장에서는 계속 고전할 것 같다.

품질과 디자인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개선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중국 동남아 동구권 등 신흥시장은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다고 해서 선진국시장을 포기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룹차원에서 3-4년간의 장기계획을 갖고 선진국시장 재탈환 계획을
추진중이다."

<임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