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평그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사업이 노사분규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거평시그네틱스는 지난 7월 시작된 노사분규가 장기화
되면서 한달 가까이 반도체 생산이 중단되고 있다.

이 여파로 오는 10월 준공될 예정인 경기도 파주의 제2공장의 가동마저
불투명한 상태이다.

거평시그네틱스는 지난 6월부터 벌여온 임.단협상에서 근로자해고문제
등으로 노사양측의 입장 차이가 심해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 지난달 19일
직장패쇄를 단행했었다.

이에따라 8월초 가동율이 50%밑으로 떨어진 뒤 공장패쇄로 보름가량
반도체 생산 중단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시그네틱스 관계자는 "반도체산업 불황등으로 가뜩이나 회사가 경영
상태가 좋지 않은데다 노조마저 정상조업를 거부함에 따라 회사 경영이
위기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조측은 회사측이 직장패쇄를 한 상태에서 관리직등을 중심으로 일부
조업을 전개하자 이를 불법 대체고용이라며 법적대응을 강구하는등 분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또 직장패쇄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중인 조합원들과 거평이 동원한 용역
경비원들의 실력행사 과정에서 폭력사태가 발생, 노동계 전체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거평은 지난 2여년간 야심차게 추진해온 동대문 도매센터
"거평프레야"를 개점하는 시점에서 이번 사태가 회사이미지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거평시그네틱스는 지난 95년 네덜란드 필립스사로부터 인수한 반도체조립
전문업체로 작년매출액은 1천6백여억원이었으며 종업원은 1천여명이다.

< 장진모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