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량 1천5백cc미만인 소형차 판매가 해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중형차와 경차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소형차가 상대적으로 소비자들
로부터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소형차는 9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한국자동차산업의
버팀목이었으나 승용차시장에서 차지하는 판매비중이 최근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소형차 판매비중은 80년대에 60%를 상회하던것이 93년에는
34.2%(연간33만대)94년에는 24.7%(26만대)로급락했다.

작년에는 판매량이 18만3천대에 그쳐 17.1%까지 줄어들었고 올들어
지난 1월에는 14.7%(1만4천대)로 급감했다.

이에반해 중형차는 작년에 34만대가 팔려 승용차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웃돌았다.

경차도 정부의 지원책에 힘입어 작년에 4만4천대가 판매된데 이어
지난1월중에만 무려 8천대에 달했다.

내수위축은 소형차수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소형차 수출비중은 지난94년에 55.8%(35만대)였으나 작년에는 47%
(4만2천대)까지 줄어들었다.

소형차 판매량이 이처럼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소형차위주에서 준중형 내지는 중형차로 바뀌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자동차공업협회측은 "신규수요자들이 경차나 중고차를 처음 샀다가
차를 바꿀경우 곧바로 중형차를 구입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소형차시장 위축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관계자는 "소형차의 내수기반이 무너지면서 수출 주력차종인
소형차수출에도 영향을 미치는등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아자동차측은 "중형차판매가 최근 급증하고 있으나 아직까진
국제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에 당분간 수출을 소형차에 의존할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소형차판매의 활성화를 위해선 혜택상 경차와는
차이를 두는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