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정보화사회의 빠른 진전에 따라 플라스틱머니
시대가 국경을 초월한 전자화폐시대로 급속히 바뀌어가고 있다.

이제 초기단계에 불과하지만 전자화폐시대가 성숙되면 컴퓨터에 칩카드를
꽂고 다른나라의 백화점매장에 진열된 상품구매는 물론 외국바이어와
무역거래가 가능해진다.

이런 시대가 앞당겨질수있도록 AT&T IBM 비자 마스터 도시바 필립스등
세계유수의 전자 컴퓨터 통신 카드등 업체들이 기술개발과 표준화작업에
열을 올리고있다.

비자인터내셔널은 최근 카드에 IC칩을 내장,현금을 대용할수있는
현금지갑카드( Stored Value Card )를 개발,향후 1년이내 아시아태평양
지역 은행들에서 취급하게 된다고 발표한바있다.

아태지역도 바야흐로 플라스틱머니로 불리는 신용카드에서 전자화폐로
전환되는 분기점에 와있는 것이다.

현금지갑카드는 기존의 신용카드와는 달리 IC칩이 내장돼있어 카드를
사용할때마다 사용금액이 기록돼 잔액을 정확히 알수있다.

이카드는 기본 현금지갑카드와 다기능 현금지갑카드의 두종류로
나뉘는데 전자는 선불카드처럼 정해진 액면가로 판매,액수가 다
사용되면 버리는것이고 후자는 자신의 은행계좌에서나 현금으로
재입금이 가능한 형태이다.

현금지갑카드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실용화단계에 접어들었고
아태지역에서는 호주와 뉴질랜드부터 시작,우리나라 은행들도 연내
이카드를 선보일것으로 전망된다.

비자 마스터 유러페이등은 지난해 칩카드의 지불시스템에 관한
국제표준규격을 공동 개발키로 합의,이 표준화작업이 완료되면 서로
다른곳에서 제작된 카드나 단말기가 서로 호환작용을 할수있게돼 세계적
범용화가 가능해진다.

이보다 한단계 더 발전된 카드가 콤비카드( Combination Card )이다.

이것은 신용카드및 직불카드에다 현금지갑카드의 기능을 추가,실질적인
원카드( One Card )개념을 현실화시키는 카드이다.

기존의 마그네틱 스트라이프를 이용해 신용카드및 직불카드 거래를
처리하고 내장된 IC칩을 활용,현금지갑카드 거래를 처리할수있는 편리한
카드로 고객들은 이카드를 발급받은 은행과 고정적인 거래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그래서 이카드는 거래관계카드( Relationship Card )라고도 불린다.

이 칩카드에 신분증 운전면허증 병역등의 내용을 입력시킬경우 거래뿐만
아니라 정보조회기능까지 통합된 만능카드로 발전할수도 있다.

그러나 칩카드 범용화에 걸림돌이 없는것은 아니다.

우선 칩카드 제작비용이 카드당 2~10달러로 25~30센트에 불과한
마그네틱카드에 비해 훨씬 비싸게 먹힌다는 점이다.

또 단말기교체비용도 대당 5백~2천달러가 소요된다.

또 칩카드로의 교체필요성에 대한 카드업계의 인식이 부족한 것도
장애요인의 하나이다.

칩카드는 카드소지자와 가맹점의 입장에선 안전성과 편리성이 높고
은행들은 수익증대효과가 커 당분간은 마그네틱카드와 공존하면서 빠른
속도로 영역을 넓혀갈것이란게 지배적 견해이다.

< 강창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