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유치사업을 놓고 그동안 물밑에서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여온 재계는
재경원 대상 사업결정을 계기로 참여경쟁을 본격화하고있다.

그룹계열 건설회사들을 첨병으로 내세워 컨소시움을 짜는가 하면
민자사업참여의 대가로 주어질 부대사업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등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민자유치사업은 워낙 덩치가 커서 향후 재계판도변화에 적잖은 변화를
줄수밖에 없는데다 사업지 주변의 각종 개발권이 주어지기때문에 30
건설업체 치고 참여의사를 밝힌지않은 데가 드물정도다.

중견업체들도 그룹기업들에질새라서로 힘을 모으는 컨소시움작전을
펼칠 태세다.

특히,수도권에 민자사업이 집중돼있어 투자타당성과 함께 수익성도
높을 것으로 보여 기업들의 구미를 돋울수밖에 없다.

반면,민자사업의 속성상 투자수익성이 높은 곳부터 우선 사업이 이뤄질
수밖에 없어 이른바 "지역균형발전"에는 역작용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있다는 지적도 나오고있다.

금년에 집행되는 민자사업 10건중 절반인 5건(서울-하남 경전철,
영종도공항 연결 고속도로및 공항시설,경인운하,동서고속철도)이
수도권에서 이뤄진다.

수도권의 민자사업중 사업시기가 가장 빠를 것으로 보이는 영종도신공항
연결고속도로(1조1천8백76억원)의 경우 한진건설 삼성건설 동아건설등이
이미 참여 의사를밝혔고 금호건설 극동건설등도 검토중이다.

최근엔 참여의사를 가진 13개업체들이 공동보조를 취하기로하고 컨소시움
을 짜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영종신공항 공항시설(화물터미널 여객터미널 기내식공장 정비및
급유시설등 5개사업)에 대한 민자유치에는 민간항공 2사와 함께
삼성건설등이 나설 태세다.

경인운하사업에는 현대건설 동아건설 대우 극동건설등이 컨소시움으로
나설 계획이다.

부산-김해 경전철사업에는 삼성과 한진,서울-하남 경전철사업에는
삼성과 대우등이 앞장서고있다.

올해 시작될 민자유치대상사업가운데 덩치가 가장 큰 동서고속철도
(3조8천6백11억원)사업에는 우성건설등 30개 건설업체들이 합작으로
경쟁대열의 선두에 나섰다.

이 사업은 워낙 규모가 커서 한개 그룹이 단독으로 뛰어들기 어려워
앞으로 경쟁자들이 하나같이 컨소시움으로 나설 것이 틀림없다.

그동안 대상사업의 지정을 놓고 관련부처와 기업들간에 신경전을
벌어졌으나이날 재경원 사업전정으로 일단락 된 셈이다.

서울-강릉 구간에 고속철도가먼저냐 고속도로가 우선이냐를 놓고
건설교통부 내부에서도 논란이 일었으나 고속철도로 낙착됐다.

이로인해 고속도로사업이 우선 집행될 것으로 보고 의향서까지
내놓았던 현대 대우 용마등은 뒤늦게 고속철도사업에 뛰어들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게됐다.

이제 대상사업이 선정됨으로써 앞으로 부대사업선정을 둘러싸고
참여기업들의이해다툼이 불꽂을 튀길 것이 틀림없다.

같은 사업을 놓고서도 그룹의 성격과 전문업종에 따라 손익계산이
다르다.

이 경우 부대사업이 어떻게 선정되느냐에 따라 투자수익이 크게
달라질 것이어서 참여기업들로선 이 문제에 신경을 곤두세울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경인운하사업을 놓고서도 삼성은 난지도개발과의 연계를
염두에 두고있고 동아건설은 인천에 이미 확보해놓은 매립지의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있다.

서울-하남 경전철사업의 경우에도 삼성은 하남신도시개발과 함께
추진하는 방안을 연구중이고 대우는 역세권개발등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동우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