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프로세서가 초보자를 컴퓨터 세계에 부담없이 입문토록 하는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면 표계산 프로그램인 스프레드시트(S/S)는 컴퓨터의 논리를
철저하게 지키도록 강요하는 조련사다.

워드프로세서는 컴퓨터 화면에 의미없는 낱말 몇개정도를 써넣는
것을 허용한다.

또 컴퓨터로 글쓰기를 한다고 해서 연필과 종이로 글을 쓸때보다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어보인다.

하지만 스프레드시트는 사용자의 비논리적인 어떤 행위도 눈감아주지
않는다.

또 정해진 규칙을 정확하게 따를 것을 요구한다.

표계산 프로그램은 수작업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각종 통계와 수치계산
등을 순식간에 해낸다.

숫자가 들어가고 계산이 필요한 분야에는 어디에나 쓰일 수 있는 활용도
높은 응용프로그램이다.

가계부 정리는 물론 신용카드사용내역 성적표관리 은행대출상환 판매
실적 견적서등 숫자가 있는 곳에 표계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할정도다.

모든 표계산 프로그램은 수없이 많은 모눈금으로 이뤄진 표를 우선
사용자에게 보여준다.

표계산 프로그램에서 가로 세로 눈금에 의해 둘러싸여진 한칸을 전체
문서를 구성하는 기본 세포인 "셀"이라고 부른다.

이 셀을 통해 표계산 프로그램은 사용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형식에
맞게 입력하도록 한다.

숫자가 들어가는 공간과 문자가 입력되는 공간이 엄격하게 구분되고
각각의 셀은 일정한 공식에 의해 정리되고 처리된다.

이웃하고 있는 셀들간의 관계도 명확하게 정립할 것을 요구한다.

합계를 처리하는 셀을 지정하려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합을 낼
것인지를 먼저 지정토록 한다.

표계산 프로그램에는 대충이란 없다는 얘기다. 일반인들이 논리공부를
하는데 있어 표계산 프로그램은 좋은 배울거리가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