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가격 언급 이어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최근 급격하게 오른 차 값을 두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인플레이션이 원인이라며 낮추기를 바란다는 내용이지만 널뛰기 가격 책정에 무너진 신뢰도는 쉽게 회복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병 주고 약 주는 테슬라, "가격 낮추길 원해"

지난 22일 진행된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일론 머스크는 직접 가격을 언급하며 논란에 정면 대응했다. 그는 가격을 계속 올릴 수 없다며 솔직히 난처한 수준이라고 말해 최근 가파르게 오른 차 값을 인정했다. 원인으로 인플레이션 현상에 따른 원자재 값 상승을 들었다.

공급망 지연에 따른 생산 충격을 많이 겪었고 엄청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상황이라는 것. 이와 함께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경우 테슬라는 더 이상의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시 가격이 내려가는 현상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수요가 부족해 마진률을 높이기 위한 인상은 아니며 생산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가격을 낮추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차를 주문할 것이고 이는 생산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버트럭 출시 시점을 23년으로 미룬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생산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신제품을 선보이면 주문은 더 밀리게 되고 결국 공급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 마디로 주문을 많이 받지 않기 위해 가격을 대폭 올렸다는 설명이다.

반면 희소식도 전했다. 두 개의 새로운 공장을 바탕으로 생산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며 하반기부터는 인플레이션이 정점 지날 수 있어 공급 확대와 가격 인하까지 기대해 볼 만하다는 내용이다.
병 주고 약 주는 테슬라, "가격 낮추길 원해"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 고가 소비재 특성 상 한번 올린 가격은 쉽게 내려갈 수 없고 고무줄 가격 논란에 브랜드를 바라보는 소비자 신뢰는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는 게 이유다. 여기에 주요 신차 출시 시점을 여러 번 연기했던 사례가 있어 이번에도 대기 수요자를 진정시키기 위한 면피용 발언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한편, 국내 테슬라 역시 올해만 다섯 번이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그 결과 주요 제품별로 적게는 약 140만원에서 많게는 약 277만원까지 올랐고 모델 3 최대 9,418만원, 모델 Y는 1억473만원까지 차 값이 뛰었다. 이를 두고 '싯가'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