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주행감각, 무공해 및 정숙성 뛰어나
-전기 에너지 특유의 넉넉한 힘 인상적

국내 전기버스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가 차원의 친환경 전략에 맞춰 정부의 폭 넓은 지원 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공공성 짙은 버스의 특수성까지 고려해 빠르게 내연기관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발맞춰 다양한 전기버스가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 중이다. 몇몇 업체가 수입해 팔고 있는 중국산 제품부터 현대차가 만든 대형 전기버스 일렉시티까지 치열한 자리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시승기]에디슨모터스 저상 전기버스 동승해보니

이 가운데 국내 전기버스 가능성과 성장을 엿볼 수 있는 제작사가 있다. 바로 에디슨모터스다. 검증된 실력과 높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전기버스 시장에 뛰어들었고 제법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로 에디슨모터스가 만든 전기버스는 지난해 서울시 시장 점유율 1등은 물론 국내에서도 1위를 다투고 있다. 비결을 살펴보기 위해 경상남도 함양에 위치한 에디슨모터스 생산 공장을 찾아가 직접 전기버스를 시승했다.

판매 성장에 효자 노릇을 하는 제품은 저상 전기버스인 e-화이버드(e-FIBIRD)다. 길이 1만990㎜, 너비와 높이는 각 2,495㎜, 3,390㎜에 이르는 46인승 시내버스다. 외관은 단정하다. 크기가 작은 원형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튀거나 개성 강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위쪽에는 LED 전광판을 달았고 앞유리 주변으로 블랙 투톤 컬러를 적용해 세련미를 키웠다. 옆은 저상버스답게 낮은 지상고가 눈에 들어온다.
[시승기]에디슨모터스 저상 전기버스 동승해보니
[시승기]에디슨모터스 저상 전기버스 동승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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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한번만 누르면 차체를 살짝 기울이면서 교통 약자를 위한 낮은 발판이 나온다. 유리창은 중문을 중심으로 앞은 크게 뚫려 있어 개방감을 강조했고 뒤는 다소 작은 형태다. 광고와 지자체별 도색을 위한 배려로 보인다. 전기버스의 핵심인 배터리팩은 저상 버스의 특징을 고려해 지붕에 얹었다.

참고로 배터리는 크기에 따라 3팩과 4팩 구조로 나뉜다. 뒤는 세로형태 램프와 큼직한 에디슨모터스 레터링이 인상적이다. 이를 제외하면 일반 내연기관 버스와 큰 차이를 경험하기는 힘들다.

반면 실내는 전기버스만의 특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운전석에 놓인 다양한 버튼들이 대표적이다. 창문쪽에는 주차브레이크와 차체 기울기 조절 스위치를 비롯해 빨간색 버튼이 있다. 돌발상황 시 차내 모든 전기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뒤쪽으로는 간단한 램프류 조작 및 무시동 히터 다이얼이 놓여 있다.
[시승기]에디슨모터스 저상 전기버스 동승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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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에디슨모터스 저상 전기버스 동승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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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에는 7인치 LCD 디스플레이를 통해 배터리 전압과 출력 등 차의 각종 주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 가운데에는 동일한 크기의 서브 모니터를 탑재했다. 중문 개방 시 탑승객 안전을 위한 카메라를 비추는 용도로 사용된다. 반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가장 아래쪽에 위치해 있어 주행 중 조작은 쉬워 보이지 않는다.

고전적인 변속레버가 사라지다 보니 운전석이 더욱 넓어진 느낌이다. 이와 함께 무릎 공간을 넓히고 대시보드 부피를 줄여 쾌적한 드라이빙 환경을 제공한다. 추가 격벽을 세워 외풍을 막고 컴포트 시트를 장착해 상품성을 키웠다.

이용자를 위한 편의 품목도 찾아볼 수 있다. 앞바퀴 쪽에는 실내 적재함을 마련했고 핸드레일 위치와 구조도 동선에 최적화해 달았다. 하차등과 LED 실내등, 군데군데 보이는 USB 충전보트도 센스있는 구성이다.
[시승기]에디슨모터스 저상 전기버스 동승해보니

타고 내릴 때 혼잡도가 높은 중앙에는 시트 대신 힙레스트를 적용했다. 덕분에 보다 넉넉한 인원 수용이 가능하며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여유롭게 탑승해 이동할 수 있다. 참고로 e-화이버드는 버스 기사 포함 총 27명이 앉을 수 있고 서서 이동 가능한 인원은 19명 수준이다.

e-화이버드는 고효율 320㎾짜리 PEM 전기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 조합으로 최고출력 435마력을 발휘한다. 배터리의 경우 팩당 680㎾h를 내며 3팩 2040㎾h, 4팩 2720㎾h 구성이다.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3팩이 최장 261.2㎞이며 4팩은 378㎞를 이동할 수 있다. 충전은 DC콤보 방식으로 두 개를 마련해 동시에 꽂아 충전할 수 있다.

그 결과 완충 시 걸리는 시간은 급속 기준 약 20~30분이면 끝난다. 배터리 팩은 계열사인 '에디슨테크'로 부터 받아 장착한다. 셀은 중국산이지만 빠른 시일 내에 국내 브랜드로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시승기]에디슨모터스 저상 전기버스 동승해보니

시동을 켜고 주행을 시작하면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 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평소 알고 있던 시끄럽고 전동, 떨림이 심한 버스와는 완전히 다르다. 여기에 조금만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는 시원스럽게 앞으로 달려나간다. 전기 에너지가 순식간에 강한 힘을 전달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언덕길을 올라가도 문제 없을 듯하다.

반면 가속과 감속 시 전기차 특유의 역동적인 성격은 최대한 자제했다. 빠르게 속도를 올리거나 반대로 급히 제동을 했을 때 과정이 자연스럽다는 뜻이다. 아무래도 수 십 명의 사람들을 태우고 다녀야 하는 차의 성격을 고려해 차분하고 부드러운 세팅에 초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빠른 속도로 넓은 코너를 돌 때 느껴지는 출렁거림도 크게 줄었다. 회사는 앞뒤 ZF사 액슬을 적용하고 탄소복합소재를 차체로 활용해 강성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3세대 BMS 시스템을 탑재해 배터리 성능 유지 및 전체적인 수명 증가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시승기]에디슨모터스 저상 전기버스 동승해보니

에디슨모터스의 저상 전기버스 e-화이버드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최적화된 버스다. 곳곳에 마련한 편의 기능과 실용성을 강조한 구성이 볼수록 마음에 든다. 대중교통의 성격을 면밀히 파악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제품을 선보인 결과 높은 만족을 준다.

여기에 전기버스가 보여줄 수 있는 정숙성과 부드러움, 친환경성이 버스와 결합돼 더욱 큰 시너지를 발휘한다. 국산전기버스의 지속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빠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국내 전기버스 영역에서 e-화이버드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시승기]에디슨모터스 저상 전기버스 동승해보니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