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신형 티구안, '차선유지장치' 등, 첨단 안전사양 풍부… 치고 나가는 힘도 '경쾌'
수입 베스트셀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이 화려하게 복귀했다. 폭스바겐코리아가 5월 고객 인도를 시작한 신형 티구안이 요즘 인기다. 티구안은 5월과 6월 두 달간 3089대가 팔리면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6월에는 수입차 모델별 판매 1위에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소비자가 몰려드는 이유가 궁금해 1박2일간 빌려 타봤다. 사륜구동이 빠진 디젤 2.0 TDI 프레스티지 트림(4450만원)을 시승했다. 서울 올림픽대로와 내부순환도로, 외곽순환도로 등 도심 구간 총 100㎞를 달렸다.

2년 만에 시장에 등장한 신형 티구안은 안전·편의사양이 풍부했다. 시동을 걸고 운전을 시작하자 전방 유리에 주행 속도를 띄워주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운전자를 반겼다. 방향전환을 위해 방향지시등을 켜니 사이드미러 안쪽에 경고등이 점멸되는 사각지대 모니터링 기능이 작동했다. 옆 차선에서 달려오는 차량을 주의하라고 미리 신호를 보내줬다.

주행 중 가장 인상적인 기능으로는 ‘차선유지장치’를 꼽고 싶다. 3차로 중앙 차로로 달렸더니 양옆의 2개 차선을 차가 스스로 인식해 이탈하지 않았다. 손을 잠시 놨더니 스티어링휠이 미세하게 조향을 담당했다. 일시적인 졸음운전 예방 효과가 있겠다 싶었다.

최고출력 150마력인 2.0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은 7단 더블클러치변속기와 조합을 이뤘다. 디젤 특유의 토크 힘이 뛰어나 앞으로 치고 나가는 힘이 경쾌했다. 1750~3000rpm의 넓은 실용 영역에서 최대 34.7㎏·m을 뿜어낸다. 운전 중 노멀, 에코, 스포츠 등 주행모드 전환이 가능한 데다 패들시프트(기어변속장치)로 매뉴얼 모드 조작이 쉬워 SUV 치고 운전 재미를 뽐냈다. 과도한 엔진 사용을 줄여 효율을 높였고 정차 시 차가 알아서 시동을 꺼주는 스톱·스타트 기능도 효과적이었다.

2세대 티구안은 폭스바겐그룹의 MQB(가로배치 엔진용 생산모듈) 플랫폼을 채택한 첫 SUV다. 신규 플랫폼은 이전보다 가벼워졌고 효율과 강성을 높였다. 뒷좌석 실내공간은 이전 세대 티구안보다 넓어졌다. 2열에 앉아보니 뒷좌석 무릎 공간이 약간 더 넉넉해진 것이 느껴졌다. 차체는 55㎜ 길어지고 휠베이스(앞뒤 바퀴 차축 사이 간격)는 76㎜ 늘어났다. 전폭은 30㎜ 길어지고 전고는 40㎜ 낮아져 좀 더 역동적인 주행을 도왔다.

차를 반납할 때 실내 터치스크린에 표시된 주행 연비는 L당 13.9㎞였다. 티구안 복합 연비는 14.5㎞/L다. 효율은 좋지만 디젤 엔진의 특징인 진동과 소음은 감안해야 한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