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포르쉐 막내 '마칸' 타보니…"완판 노리는 소형 SUV 끝판왕"
[ 최유리 기자 ] 실용성과 역동성을 동시에 갖춘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핫'한 세그먼트다. 수입차만 보더라도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BMW X3, 메르세데스-벤츠 GLK, 아우디 Q5 등 쟁쟁한 모델들이 경쟁중이다.

카이엔으로 '강남 SUV' 타이틀을 얻었던 포르쉐도 이 시장에 출사표를 내밀었다. 스포츠카 혈통을 이어받은 소형 SUV 마칸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1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마칸 터보를 시승했다.

외모는 '형님' 카이엔의 축소판이었다. 카이엔에 비해 길이가 149mm 짧고 폭은 16mm 좁은 정도다. 대신 리어 램프에 변화를 줘 민첩함을 살렸다. 간결한 직선으로 이뤄진 리어 램프는 자칫 둔해보이기 쉬운 SUV 뒤태를 날씬하게 비췄다.

주행감은 형보다 '친척' 911 모델을 닮았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8초 만에 도달하는 달리기 실력과 날카로운 코너링 능력이 스포츠카 못지않았다. 포르쉐 모델에는 처음으로 적용된 3.6ℓ V6 터보엔진 덕이다. 이 엔진은 최대 출력 400마력, 최대 토크 56.12kg·m의 힘을 발휘한다.

포르쉐 독일 본사 관계자는 "1300rpm부터 4500rmp까지 최대 토크가 균등하게 유지된다"며 "마칸을 작은 카이엔이 아닌 큰 911이라 부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히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911 터보S나 911 GT3보다 통제하기 쉬운 점이 매력적이었다. 911 모델이 길들여지지 않은 맹수라면 마칸 터보는 야생미가 사라졌지만 잘 훈련된 맹수의 느낌이었다.

스티어링 휠(운전대) 조작감도 카이엔보다 민첩했다. 용인 스피드웨이는 내리막과 오르막을 끼고 코너 구간을 마련해 시야 확보가 쉽지 않았다. 마침 새벽에 내린 소나기로 노면도 살짝 미끄러웠다. 때문에 급격하게 운전대를 틀어야 할 때가 많았지만 빠른 반응 속도로 균형 감각을 유지했다.

마칸은 포르쉐 혈통을 일상 생활에서도 느끼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타협안이다. 포르쉐코리아가 올해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30% 가까이 올린 자신감에는 마칸도 한 몫했을 터. 형의 바통을 이어받아 소형 SUV 시장에서 승부를 낼지 주목된다.

용인=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