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 계열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 만도가 공조시스템(에어컨·히터) 제조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만도는 세계적 자동차 부품업체인 프랑스 발레오, 일본 덴소 등과 손잡고 공조분야 합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만도가 공조분야에 신규 진출하면 이 분야 국내 1위인 한라공조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만도는 공조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현대자동차와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발레오는 전 세계 28개국에 120여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 중 11위에 랭크된 프랑스 대표 자동차 부품업체다. 도요타자동차에서 분리돼 1949년 설립된 세계 2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덴소는 도요타를 비롯해 닛산 혼다 GM 등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에 공조부품 등을 납품하고 있다. 도요타 납품 비중은 50% 이하다.

합작사업에 대한 논의는 이미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만도가 현대차 지원 아래 발레오 및 덴소와 깊숙한 단계까지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만도가 공조분야에 직접 뛰어들기로 한 것은 미국 비스티온으로부터 한라공조 지분(69.9%)을 ‘적정한 가격’에 인수하기가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내 공조부품 시장에서 한라공조의 독주체제를 깨 경쟁을 통한 품질 향상을 원하는 현대차의 의지도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비스티온이 한라공조 지분 30%를 공개매수해 상장폐지를 시도할 때도 적극 반대했다”며 “부품업체들이 건전한 경쟁을 통해 품질과 효율성을 높여야 국내 자동차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