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체결했는데…한국 관세율 '또' 잘못 쓴 US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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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NTE 보고서 발간
NTE는 USTR이 해마다 60개 이상의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무역 장벽을 14개 범주로 세분화하여 분석한 보고서다. 지난해 관세협상 과정에서 비관세 장벽 완화에 관한 미국 측 요구는 주로 이 보고서에 기반해 진행됐다. 올해는 USTR을 중심으로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가 예정돼 있다. 비관세 장벽은 301조에서 각국에 대한 관세율을 결정하는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올해 보고서에서 USTR은 한국에 관해 "2024년(입수 가능한 최신 데이터 기준) 기준, 한국의 평균 최혜국(MFN) 실행 관세율은 13.4%였다"면서 "같은 해 농산물의 평균 MFN 실행 관세율은 57.0%였으며, 비농산물의 경우 6.5%였다"고 적었다.
또 "한국은 전체 관세 품목의 94.9%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양허했으며, 평균 WTO 양허 관세율은 17%"라고 설명했다.
이 수치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 상당 부분은 관련 없다는 것이 문제다. MFN은 FTA 미 체결국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초 의회 연설에서 "한국의 평균 관세가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주장했는데 이때도 MFN 수치를 보고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정부는 당시에도 수치가 잘못되었다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2024년 대미 수입품 실효 관세율은 0.79% 수준이며, 이것도 관세 환급조치를 거칠 경우 공산품에 대한 관세율은 0%에 수렴한다.
FTA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는 쌀과 식용대두 등 일부 민감 농산물이다. 이 경우에는 관세 대신 MFN이나 쿼터제가 적용된다. 쿼터 초과분에 대해서 MFN을 적용하는 사례도 있다. 다만 전체 한미 무역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관세협상 과정에서 한국 측 협상단은 잘못된 수치를 거듭 인용하는 백악관에 여러 차례 설명을 반복했다. 국제기구 자료가 잘못된 경우도 있어 이를 수정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워싱턴DC의 한 관계자는 "USTR은 이러한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미국 측 협상 대상인데도 여전히 잘못된 데이터를 인용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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