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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국민연금 의결권 민간 위임, 관치 논란 불식시키는 계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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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가 어제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의결권을 민간 위탁운용사에 단계적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투자 일임’ 방식인 위탁 운용 구조를 ‘단독 펀드’로 전환해 주식 명의와 의결권을 운용사에 넘기겠다는 것이다. 130조원에 달하는 국내 주식 위탁자산의 수익률을 높이고 이른바 ‘연금 사회주의’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간 국민연금은 국내 상장사 시가총액의 8~9%(약 260조원)를 보유한 ‘큰손’으로서 기업 경영에 전방위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찬반을 결정하다 보니 정권 입맛에 따라 기업 지배구조에 개입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직접 행사해온 의결권을 운용사에 넘기는 것이어서 국민연금공단 내부의 반발이 있을 순 있지만, 해외 사례를 봐도 민간 위임이 대세다. 일본 공적연금(GPIF)도 이미 2014년 외부 운용사에 의결권을 전면 위임해 정부 개입 논란을 차단했다.

    관건은 민간 위임 이후의 평가 체계다. 국민연금은 운용사별 의결권 행사 원칙과 주주 활동을 평가해 자금을 재배분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때 기준도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평가 점수가 아니라 운용 수익률에 맞춰져야 한다. 의결권 행사의 횟수와 강도, 특정 정치적·사회적 잣대가 평가 기준이 된다면 운용사는 결국 정부 눈치를 보는 거수기로 전락할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어디까지나 기관투자가가 자산 운용 과정에서 수탁자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민간 자율 규범이다. 정치권이 국민연금이나 자산운용사 등에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을 강요하는 것 역시 또 다른 형태의 관치이자 압박이 될 뿐이다.

    국민연금의 본령은 국민의 노후 자금을 안전하게 지키고 불리는 데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민간에 넘긴 ‘칼자루’를 뒤에서 조종하려 들어선 안 된다. 운용사가 오로지 수익률 제고를 위해 소신 있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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