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기업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배를 넘어섰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아직 저평가 상태인 섹터와 PBR 관련 정책 혜택을 받을 만한 기업을 찾을 때라는 조언이 나온다.
4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6300선을 넘은 지난달 26일 코스피 PBR은 2.02배가 됐다. 작년 2월 0.89배 대비 두 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뛰었다. PB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1을 넘지 못하면 주가가 해당 기업의 장부상 자산 가치를 밑도는 저평가 상태라는 의미다.
금융투자업계는 향후 12개월간 이익 증가 전망에 비해 저평가 상태인 업종으로 증권, 건설, 자동차, 유틸리티 등을 꼽았다. 증권 업종은 12개월 선행 기준 PBR이 1.71배로 유가증권시장 평균을 밑돈다. 자동차업종(0.99배)은 PBR 1배를 밑도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올해 들어 현대차·기아 등 대형 종목의 상승폭이 컸지만, 수출 증가세를 비롯한 실적 가시성에 비해선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분석하는 증권사가 많다.
정부가 추진 중인 3차 상법 개정안과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도 일부 저(低)PBR 종목의 상승을 떠받칠 수 있는 요인이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상장사가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억지로 주가를 누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을 일컫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상법 개정안 후속 입법 1순위로 이들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지난달 말 밝혔다. 국회에 발의된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은 PBR이 0.8배에 못 미치는 상장사 주식을 상속·증여할 때는 순자산 가치의 80%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긴다는 게 핵심이다. 현실화하면 대주주가 주가를 낮게 유지해도 기존 대비 세금을 줄이는 효과를 얻지 못하게 된다.
3차 상법 개정은 PBR 0.8배 미만이면서 대주주의 경영권 승계가 가까운 일부 종목의 재평가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많은 그룹사의 지주회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종목도 관심 대상이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많은 자사주를 쌓아둔 채 PBR 0.3~0.6배 수준에 장기간 머무른 저PBR 지주사와 제조기업이 중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상향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