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의 '자산관리 습관'…자녀에 물려줄 가장 강력한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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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안정적 일자리 보장 어려워
아이 명의로 계좌 만들어
장기 투자 씨앗 심어줄 만
트럼프의 '베이비 본드' 정책처럼
연금저축펀드로 절세·복리 효과
계좌 존재 자체가 자존감 높여줘
아이 명의로 계좌 만들어
장기 투자 씨앗 심어줄 만
트럼프의 '베이비 본드' 정책처럼
연금저축펀드로 절세·복리 효과
계좌 존재 자체가 자존감 높여줘
최근 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는 대신 인공지능(AI)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과거 신입 직원이 맡았던 보고서 초안 작성, 데이터 정리, 자료 조사 등의 업무를 이제는 AI가 대신한다. 명문대를 졸업해도 안정적인 일자리가 보장되지 않는 이유다.
사회 전반이 구조적 변화를 겪으면서 전통적인 지식과 기술,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그렇다면 부모는 자녀의 손에 어떤 무기나 방패를 쥐여줘야 할까. 혼돈과 불안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다. 그 출발점은 자녀 명의 계좌를 만들고 장기 투자의 씨앗을 심는 일이다.
이와 유사한 아이디어는 최근 미국에서 논의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른바 ‘베이비 본드(baby bonds)’로 불리는 이 지원책은 2028년까지 태어나는 신생아에게 1000달러가 들어 있는 ‘마가(MAGA·Money Account for Growth and Advancement)’ 저축계좌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계좌에는 연간 5000달러까지 추가 납입할 수 있고 투자 수익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자녀가 18세가 될 때까지 해지할 수 없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설계를 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국내에는 아직 미성년자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전용 투자 계좌는 없다. 하지만 나이에 관계없이 가입할 수 있는 연금저축펀드 계좌를 하나의 대안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계좌 내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한 세금은 연금으로 수령하는 시점까지 이연된다. 연금 수령 시에는 낮은 연금소득세율이 적용된다. 미래에 납부할 세금을 현재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장기 투자에서 재투자에 따른 복리 효과를 높이는 중요한 장치다.
자녀 명의 계좌로 투자를 시작하는 일은 단순한 경제적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계좌의 존재 자체가 아이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다. 워싱턴대학교 사회개발센터 연구에 따르면 어린 시절 자신의 이름으로 된 계좌를 가진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대학 진학률과 졸업률이 모두 높았다. 아이가 스스로를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고, 이러한 자기 인식이 학습 동기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부모가 자녀 계좌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자산 관리 습관을 물려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습관의 힘은 자녀가 훗날 형성할 부의 규모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펜하겐대 경제학과 시몬 보서럽 교수 등은 2016년 전미경제연구소(NBER) 연구보고서를 통해 부유한 부모의 자녀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부유한 이유를 분석했다. 덴마크 국민 데이터를 수십 년간 추적한 결과 자녀의 부를 결정한 핵심 요인은 상속이 아니었다. 교육 수준이나 소득도 아니었다. 부모가 저축하고 투자하는 습관을 지녔는지가 자산 형성의 가장 중요한 동력이었다.
10년, 20년은 적은 돈도 의미 있는 자산으로 키울 수 있는 시간이다. 자녀를 위한 계좌를 만들고 시장 대표 지수에 정기적으로 투자하는 단순한 습관만으로도 자녀의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오현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수석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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