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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중기·벤처까지 자사주 소각, 적대적 M&A 위협에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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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는 소식이다. 국민의힘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찬성하며 소위 문턱을 넘었다. 임직원 보상을 위해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등 일부 경우에만 기업이 주주총회 승인을 거처 자사주를 보유할 수 있게 했다. 인수합병(M&A) 등의 이유로 의도치 않게 자사주를 취득한 기업이나 규모가 작은 중소·벤처기업은 예외로 해달라는 경제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법사위 전체 회의를 거쳐 이달 3차 상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다. 하지만 이를 우호 세력에게 넘기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적대적 M&A 위협이 있을 때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우호 세력에게 매각하면 경영진 측이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법사위 안대로 상법이 개정되면 투자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창업자 지분 희석이 불가피한 중소·벤처기업이 경영권 위협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진다. 법무부가 “현행 회사법 체계상 자사주는 유일한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사실상 활용된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필)이나 차등의결권 등 대체 방어 수단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도 중소·벤처기업에 자사주 소각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 별도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민주당 상법 개정의 취지를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이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하고 기존 주주의 지분율도 높아진다. 이는 주가 상승과 배당 증가로 이어져 국내 증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경영권 방어 능력이 취약한 중소·벤처기업에까지 소각 의무를 부과하는 건 지나치다. 기업들이 지분 확보를 위해 설비나 연구개발(R&D) 투자를 줄이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증시에도 부담이 된다.

    정치권은 본회의 처리 전에 부작용 최소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을 소각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포이즌필 같은 대체 경영권 방어 수단을 도입하는 것이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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