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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발레 대전 '백조'로 시작해 '호두'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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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유니버설 레파토리 분석

    각기 다른 스타일 '백조의 호수'
    발레단 역량·미학 뚜렷이 대비
    유니버설 '심청', 국립은 '지젤' 공연
    연말에는 '호두까기 인형'으로 대결
    유니버설발레단의 2025년 ‘백조의 호수’.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유니버설발레단의 2025년 ‘백조의 호수’.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백조의 호수’로 맞붙고 ‘호두까기 인형’으로 엔딩. 2026년 발레 시즌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행보가 확연하게 비교되는 해다. 올해 레퍼토리 중 두 발레단이 실력을 겨룰 ‘백조의 호수’는 발레단의 미학과 역량이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고전발레다. 수세기 동안 명성을 쌓아온 이 작품을 두 단체가 같은 해에 나란히 선보인다는 점에서 비교를 피할 수 없는 구도가 이미 형성됐다.

    ◇볼쇼이 스타일 vs 마린스키 스타일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지만 ‘백조의 호수’에 대한 두 발레단의 해석은 조금씩 다르다. 국립발레단은 볼쇼이 발레단 안무가였던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의 장중하고 드라마틱한 서사를 앞세운다. 반면 유니버설발레단은 섬세하고 서정적인 백조의 이미지가 돋보이는 마린스키 스타일과 치밀한 군무의 밀도를 강점으로 삼았다. 작품의 해석과 구조가 서로 달라 같은 고전을 두고 비교해보는 재미가 크다. 두 공연 모두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며 국립발레단은 4월 7일부터 12일까지, 유니버설발레단은 8월 14일부터 23일까지 공연한다.

    가을에는 낭만 발레로 대결의 흐름을 잇는다. 유니버설발레단은 4년 만에 서울에서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올리고, 국립발레단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지젤’을 선택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고전발레의 형식미와 고도의 기교를 엄격하게 요구하는 레퍼토리로 유니버설발레단은 러시아 황실 발레 안무가 마리우스 페티파의 양식을 충실히 따른다. 화려한 궁정 무대와 색채감 있는 무대 미술은 가을 시즌과도 잘 어우러질 것으로 보인다. 국립발레단의 ‘지젤’은 10월 13일부터 18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이 작품은 흰옷을 입은 윌리들의 군무가 펼쳐지는 2막 ‘발레 블랑’ 장면이 백미다. 낭만과 비극의 정서가 교차하는 이 장면 덕분인지 세계 유수 발레단도 지젤을 가을에 많이 올린다.
    국립발레단의 2024년 ‘호두까기 인형’.  국립발레단 제공
    국립발레단의 2024년 ‘호두까기 인형’. 국립발레단 제공

    ◇고전 사이에 놓인 각자의 선택

    두 발레단은 이 밖에 각자의 장기를 살린 레퍼토리를 소개할 예정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서구 고전발레가 아닌 자신들의 창작 유산으로 올해 첫 무대를 연다. 1986년 초연한 창작 발레 ‘심청’은 40주년을 맞아 3년 만에 관객 앞에 다시 선다. 5월 1일부터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은 발레단의 역사와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표 레퍼토리다. 효(孝)라는 정서를 중심에 두고 서구 발레 어법과 동양적 감성을 결합한 이 작품은 폭풍우 속 인당수 장면의 대규모 남성 군무, 극적인 장면 전환 등 인상적인 장면으로 구성돼 있다.

    국립발레단은 5월 서울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웨인 맥그리거의 ‘인프라’와 글렌 테틀리의 ‘봄의 제전’을 한 무대에 올리는 ‘더블빌’ 형식의 공연을 선보인다. 현대 발레의 실험성과 원초적 에너지를 대비시키는 구성으로 고전에서 탈피한 레퍼토리의 확장을 보여준다. 국립발레단은 이어 11월, 존 노이마이어의 드라마 발레 ‘카멜리아 레이디’를 재연한다. 이 작품은 쇼팽의 음악 위에 인물의 감정과 서사를 촘촘히 쌓아 올린 현대적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연말의 대미는 송년 발레의 스테디셀러 ‘호두까기 인형’이 장식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12월 17일부터 30일까지, 국립발레단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12월 12일부터 27일까지 공연한다. 안무와 서사는 대비되지만, ‘호두까기 인형’은 클래식발레의 대중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갖춘 연말 레퍼토리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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